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가 정유사에서 석유제품이나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공장증설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3일 LPG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최근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과 파라자일렌(PX),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공장 증설을 추진함에 따라 LPG수입사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석유제품이나 석유화학제품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정제능력이 늘어날수록 부산물로 생산되는 LPG가 많아진다. 정유사들은 현재 자체 생산되는 LPG 외에 부족한 양을 수입사로부터 구매해 충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정유사가 공장을 증설해 LPG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입사로부터 구매하던 물량이 줄어든다.
한국석유공사의 최근 3년간 LPG 수입량과 생산량 통계를 살펴보면 LPG 수입량은 줄고 정유사의 생산량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입사의 수입량은 2011년 7394만배럴에서 지난해 6596만배럴로 줄었다. 반면에 정유사의 LPG 생산량은 2011년 1831만배럴에서 2004만배럴로 늘었다.
정유사 관계자는 “지난해 LPG 생산량이 늘어 수입사로부터 구매하는 LPG 물량이 많이 줄었다”며 “LPG충전소에 공급되는 물량의 상당부분이 자체생산량으로 대체됐다”고 말했다.
LPG수입사 관계자는 “최근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 출범 소식도 LPG수입사 입장에서는 나쁜 소식”이라며 “현대케미칼의 일산 16만배럴 정제능력 증대로 LPG 생산량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