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전자가 국내 중소기업 히트상품의 `미투(me too)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업계의 반감을 사고 있다.
필립스전자는 네덜란드 로열필립스의 한국법인으로 세계적 가전 명가가 국내 중소기업의 미투 제품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립스전자가 식품건조기를 출시하고자 국내 홈쇼핑 방송과 최종 방송날짜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건조기는 처음 출시 당시에는 김장재료용 고춧가루를 가정에서 제조하는 기능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최근 과일, 야채 등을 건조시켜 간식이나 식재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웰빙가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방가전 업계는 필립스전자가 유사상품을 지칭하는 이른바 미투 제품 시장 전략 강화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던 기업이 국내 중소기업의 히트상품인 식품건조기를 벤치마킹해 출시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외국계 기업이 브랜드 영향력이 강하고 유통 채널에서 상대 우위가 있는 만큼 미투 제품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을 우려했다. 국내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렵지만 외국계 기업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중국에서 제조, 공급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도 갖췄다.
특히 중소기업으로서는 광고 및 유통 채널로 의존도가 높은 홈쇼핑 방송에서 출시하는 것을 두고 향후 중기 판매 창구를 더욱 좁게 만들 가능성도 제기했다. 식품건조기는 리큅이 2002년 국내 최초로 내놓은 제품으로 한경희생활과학, 비타드라이, 신일, 한일 등이 경쟁하는 500억원대 규모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시장이다. 죽이나 이유식 제조기로 알려진 건강식메이커 역시 100억원대 시장으로 한경희생활과학, 엔유씨전자, 한일 등이 활동하는 시장이다.
소형가전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들어오면 시장 자체의 홍보나 마케팅 효과가 커지면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는 효과가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소기업이 회사의 사활을 걸고 새로운 카테고리의 시장을 만들어놓았는데 유명 브랜드가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중에 들어오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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