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시장에 빈익빈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동절기에도 전력 예비력이 안정권에 머물면서 지난 겨울 대비 노후 발전소들의 가동률과 수익성이 하락한 이유다.
4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발전원가가 높은 발전소에 대한 급전지시 횟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급전지시는 전력거래소가 발전사들에 전력생산을 지시하는 것으로 횟수가 줄면 그만큼 전력생산량과 수익성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민간발전 업계가 급전지시 횟수 감소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발전원가가 낮은 발전소부터 가동을 하는 전력시장 특성상 원가가 높은 가스발전소들의 발전대기 시간이 늘어나면서다. 가스발전소만 보유하고 있는 민간업계로서는 급전지시 감소가 수익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발전공기업들도 가스발전소 가동시간이 줄면서 영향을 받지만 이들의 경우 정산금을 사후 조정할 수 있어 급전지시 감소에 따른 수익하락 체감도는 민간발전사들이 더 크다.
GS EPS의 경우 지난 겨울 대비 급전지시가 20%가량 줄었다. 안산도시개발은 지난 1월 단 세 차례의 급전지시만 받았다. 전력시장에 입찰만 했을 뿐 실제 전력을 생산한 날이 거의 없는 셈이다. 전력수급난으로 발전소를 풀가동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민간발전 업계는 전력공급능력 확대에 따른 가스발전소 수익 악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당황하는 눈치다. 여기에 가스발전소 중에서도 최근에 건설된 식신설비들 중심으로 전력생산이 이루어지면서 노후설비를 가지고 있는 발전사업자들은 계속해서 수익성을 내기 힘든 빈익빈 구도가 고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올해에는 10GW 이상의 신규 발전설비가 들어올 예정으로 노후발전 사업자들의 대거 탈락도 예고되고 있다.
민간발전 업계는 지난해 전력기준가격 하락에 이어 생산량조차 감소세로 들어서면서 영업환경이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하고 있다.
민간발전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낮아지면 판매량이라도 늘어야 하는데 지금은 두 가지 모두 하락하고 있다”며 “설비 증대에 따른 가스발전 수익하락은 예상은 했지만 관련 현상이 당장 지난달부터 발생하고 있어 타격이 생각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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