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독자 브랜드로 PB가전 시장 진출

롯데하이마트가 독자브랜드(PB) 가전제품 판매에 나선다.

국내 가전유통 전문점 1위 업체가 직접 독자브랜드 상품 판매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는 PB가전 상품을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전 제조사는 물론 유통업계 전반에도 큰 변화가 예고됐다는 평가다.

롯데하이마트는 `일렉시온(ELEXION)` 이라는 브랜드로 독자 상품을 개발해 오는 7일부터 전국 370여개 직영점에서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일렉시온은 `Electronic connection`의 합성어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생활의 가치를 연결해주는 가전제품이라는 의미다. 우수한 품질의 가전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PB상품들은 롯데하이마트와 전문 제조업체가 공동 기획해 생산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제조 능력은 갖췄지만 마케팅과 유통 경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사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판매 상품은 무선청소기·전기주전자·믹서기 등 생활가전제품, CD카세트·이어폰·리모컨 등 AV제품, 마우스·유무선공유기·키보드 등 디지털 주변기기 등 10여종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순차적으로 PB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 상품시장 진출은 추후 고객 반응과 시장 상황을 보며 판단키로 했다.

매장 진열은 PB 판매존을 별도로 두지 않고 기존 제품별 코너에 PB 상품을 나란히 전시한다. 기존 브랜드 상품과 PB제품을 나란히 전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카테고리 킬러` 방식은 유지한다는 것이다. 사후관리(AS)는 하이마트의 11개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담당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유사 스펙 제품이면 기존 브랜드 상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지만 프리미엄 제품도 출시하는 등 단순 저가 정책은 쓰지 않는다”며 “한정된 물량으로 집객 효과를 노린 `반값` 상품과 달리 우리는 지속적으로 가치있는 상품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유통 업계에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소형가전을 판매하는 중견 제소사들은 즉각 시장 잠식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가전제조사들도 `유통강자`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는 PB로 수익성을 높이면서 제조사와 상품 구매협상 우위를 더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큰 타격은 소형가전 제조사들이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