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크기는 리더의 그릇 크기입니다. 강소기업이나 월드클래스기업이 되는 것은 전적으로 리더의 그릇에 달려있습니다. `월드클래스융합최고전략과정(WCCP)`은 중소·중견기업을 독일 히든챔피언 같은 강소기업,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국형리더십 교육과정입니다.”
융기원이 지난 2012년 9월 6개월 과정으로 개설한 `월드클래스융합최고전략과정`이 이달 말이면 3기 수료생을 배출한다. 3기생까지 포함하면 이 과정을 수료하는 중소기업 CEO는 총 106명으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15명은 가업을 승계할 2세 경영인이고, 15명은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멤버다. 대기업 협력사가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 과정을 만든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기술경영솔루션센터장은 “3기만에 틀이 잡혔다”고 단언한다. 그는 “2기를 모집할 때 1기 졸업생에게 후배를 추천하라 했더니 2명만 추천했다. 그런데 3기생 절반은 2기가 추천했다. 이번에 모집하는 4기생은 3기 추천만으로도 정원을 초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고경영자 교육과정은 많지만 대부분 네트워크 형성과 인맥, 생태계 조성이 목적입니다. WCCP는 리더 양성을 지향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리더를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다른 교육기관보다 교육시간이 많습니다. 24주를 풀로 수업하고 토요일에는 현장 위주 주말교육까지 합니다.”
손 센터장은 WCCP가 빠른 기간 내에 자리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인재를 양성하면서 기업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주치의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서 은퇴한 혁신 전문가 14명을 프로젝트별 지도교사이자 코칭 전문가로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PBL(Problem-Based Learning) 과제를 운영, 프로젝트 팀별로 회사를 방문해 현장문제를 놓고 서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토록 했다. 그러다 보니 네트워크도 강해지고 실질적 개선사례가 나왔다. 실제로 제품 개발이 이뤄지거나 매출이 갑절 성장한 기업도 등장했다.
그는 WCCP를 삼성전자 VIP(Value Innovation Program) 센터의 중소·중견기업형 모델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VIP센터는 삼성전자가 수십명의 혁신전문가를 배치해 프로젝트별 혁신을 지원해 주는 곳으로 영업이익의 절반이 만들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 혁신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손 센터장다운 생각이다. 손 센터장은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장(부사장), 삼성SDI 대표,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인력개발원장 등 삼성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혁신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지난해 저술한 `삼성 집요한 혁신의 역사`를 내밀었다. 중소기업으로 출발한 삼성이 어떻게 세계 1등 기업으로 성장했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형리더십과 한국형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그가 왜 혁신전도사, 식스시그마 전도사가 됐는지도 알려준다. 사실 그가 WCCP 과정에 접목한 과학적 방법론과 토론을 통한 문제해결의 중요성도 담겨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행복전도사를 자처했다. 몇 년 전부터 감사 나눔 신문을 만들어 `행복 나눔 125 운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행복해야 창조가 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될 일도 안됩니다. 긍정적이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되죠. 융합을 하려면 마음부터 열어야 합니다. `행복 나눔 125 운동`으로 융합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미소를 가득 담아 얘기하는 그의 얼굴에는 이미 행복이 가득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