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시장은 올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계속 성장하다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다시 성장 둔화에 직면할 것입니다. 과거 경제성장 주기에 비춰볼 때 2018년부터 또다시 세계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세계 IT시장을 속속들이 조망한 보고서를 낸 포레스터리서치의 앤드류 바텔스 부사장은 세계 경제 상황의 영향에 주목했다. 8년 주기로 성장과 침체를 거듭한다는 세계 경제가 올해는 2008년 시작된 주기의 6년째이며 이번 주기는 2009~2013년 세계 경기 침체, 2008~2010년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몇 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유럽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IT시장도 향후 몇 년간 강한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내다봤다. 다음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2018년까지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기기가 성장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에선 IT 산업 성장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 성장 국가인 인도와 중국의 경우 2002~2009년 높았던 성장률을 재현하긴 어려울 것이며 몇몇 선진국은 이보다 더한 성장 둔화에 직면할 것으로 점쳤다.
바텔스 부사장은 각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전반적인 IT 지출 증가와 시장 성장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기업 CIO는 전사자원관리(ERP),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같은 고전적 기술 투자 규모를 줄이고 모바일을 포함한 최신 기술 투자를 늘리라고 충고했다.
성장국가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원이 효과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와 사내 구축 인프라를 적절히 혼합한 IT 인프라 마련에 투자하라는 설명이다.
바텔스 부사장은 올해 기업 IT시장을 이끌 3대 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 형태로 기존 소프트웨어의 단점을 보완해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직원·고객 간 소통 채널을 넓혀줄 모바일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고객 데이터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를 꼽았다.
그는 “소비자 기술시장에서는 PC 사용자의 태블릿PC, 스마트폰으로 이동이 계속되며 중저가 스마트폰 강세도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과 애플, 레노버는 성장을 이어가지만 델과 HP에는 어느 때보다 험난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