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북미와 유럽이 뚜렷한 경기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오바마 행정부는 경기회복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고, 유럽 금융위기도 확실히 안정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소비심리 개선을 앞두고 이들 시장을 타깃으로 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불황으로 붕괴됐던 북미 및 유럽의 주택 수요가 새로 살아나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가전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위주로 경기가 되살아날 것을 기대했다. 여기에 2012년 이후 본격적으로 부각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및 싱글 가구 등이 선진시장의 새로운 소비 니즈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우리 기업의 수출 가능성을 따져도 마찬가지다. 통관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중국 시장이지만, 최종 수요 등을 고려한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재관 콜러노비타 사장은 “과거 북미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보면 가정경제가 나아지면 첫 번째로 자동차를 바꾸고, 두 번째로 TV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바꾸고, 세 번째로 주방가전 등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며 “수출 비중이 높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일수록 북미와 유럽의 경기회복 신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경기회복의 징후는 연방준비제도위원회가 제시한 2014년 경제성장 전망치에서 나타난다. 2013년 2.2~2.3% 수준이었던 경제성장 전망치를 올해는 2.8~3.2%까지 잡았다. 주요 투자은행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주요 투자은행 전망 평균 성장률도 1.7%에서 2.6%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경기회복을 시장 전반의 소비 심리 회복으로 이어갈 수 있는 미국의 1월 실업률은 6.6%를 기록해 2008년 10월 6.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미국기업들이 투자 및 고용을 늘릴수록 시장 활성화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바라봤다.
유럽 시장도 부활 준비를 마치고 뚜렷한 경기 회복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럽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불황을 탈출했다는 분석이다. 2011년과 201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완연한 성장세로 돌아선 셈이다.
KOTRA는 연초 독일·영국·프랑스 등 서유럽의 `빅3` 중심 성장이 지속될 것이며,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도 구조조정을 결과로 일제히 성장세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을 내놨다. 이에 우리나라의 유럽 수출 비중도 5%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경기가 플러스로 돌아서자 소비심리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딜로이트의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 최대의 쇼핑 시즌인 크리스마스 쇼핑 시장 매출이 5년 만에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대목은 소매업체들의 한해 매출 가운데 약 30% 상당이 이뤄지는 시기다.
전반적 시장 회복의 기미 외에도 새로운 수요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장기화된 불황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외식이나 외부 활동이 감소하면서 온라인 매출 및 소형 주방가전 부문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특히 유럽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17년까지 연평균 11%대로 두 자리 숫자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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