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소 투입형 성장 의존 여전…ICT 융·복합 투자로 체질 전환해야

우리 경제가 기술개발·경영혁신보다 여전히 노동·자본 등 요소투입형 성장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투자를 확대해 생산성 주도형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제조업 총산출기여율 추이>
<한국 제조업 총산출기여율 추이>

10일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 진홍)가 1970~2011년 총요소생산성(TFP) 분석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모든 산업 총요소생산성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에너지 등 총요소 투입 단위당 산출량의 변화율을 의미한다. 노동생산성 같은 개별 요인을 측정한 단일요소생산성과 달리 전체 경제 투입요소의 상관관계를 살피는데 유용한 지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전 산업에서 총요소생산성이 총산출에 기여한 수준이 3~4%에 머물렀다. 반면에 같은 기간 원재료 투입의 총산출기여율은 39~42%에 달했다. 기술개발·경영혁신이 아닌 요소 투입 확대에 의한 생산성 향상에 의존하는 구조다. 우리 경제 성장의 기반이었던 제조업을 따로 살펴봐도 2006~2011년 기준으로 총요소생산성과 원재료 투입의 총산출 기여율이 각각 8%, 55%로 차이가 극명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낮았다. 한국에서 총요소생산성이 경제 성장에 미친 기여도는 3.44%로 미국(51.10%)을 크게 밑돌았고, 일본(8.9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KPC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융·복합 투자로 ICT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총자본 대비 ICT 자본 비중은 높지만 실제 ICT 자본의 산출 기여율은 2.4%로 일본(20.1%), 영국(24.4%) 보다 낮은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융·복합을 통한 ICT 활용이 미흡한 탓이다.

KPC는 “ICT 융·복합 투자 확대, ICT에 기반한 제조·서비스업 통합 등으로 신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고부가가치 창출에 힘써 요소 투입에서 생산성 주도형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