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계 전기차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 전문 예측기관인 내비건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포함) 판매량이 작년보다 86%나 급증한 35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IHS오토모티브는 올해 세계 전기차 생산량을 작년보다 67% 급증한 40만대 이상으로 예측해 더욱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기관들은 모두 유럽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 본격화에 따른 모델 다양성 확대를 그 주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IHS오토모티브는 BMW i3, 폴크스바겐 e-업,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 전기차 버전, 아우디 A3 e-트론 등 유럽 업체들의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가속될 것으로 보았다. 내비건트리서치는 고급차 브랜드 중 아우디, BMW, 벤츠, 사브, 볼보, 캐딜락이 올해 전기차 신모델을 최초로 출시하고, 양산차 브랜드 중에서는 폴크스바겐, 기아, 마힌드라, 스코다 등이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전기차 판매가격 인하, 1회 충전 주행거리 연장, 전기충전소 설치 확대 등도 올해 전기차 시장 급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닛산이 리프 가격을 2년 전보다 6000달러 인하한 데 이어 여타 업체들도 비슷한 폭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추세 속에 신규 업체 진입도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하락해 1kWh 당 250달러로 수렴하는 가운데 40kWh 내외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출시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기존 160km에서 240km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국의 전기충전소 설치도 올 연말경에는 110만곳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아가 내비건트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35만대와 하이브리드카 190만대를 포함해 전기동력차 총 판매량이 225만대에 달해 사상 처음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그 결과로 올 연말께 세계 전기차 보급대수는 70만대를 초과하고, 그 가운데 미국은 전기차 보급대수 30만 4000대로 43%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0.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전기차 생산 증가율 67%는 전체 자동차 생산 증가율 3.6%에 비해 18배 이상일 뿐 아니라, 작년 전기차 생산 증가율 44%에 비해서도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기차 신모델 개발 및 생산 확대가 조만간 세계 및 각국 자동차 업계의 최대 현안과제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