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방수·방진 기능이 확산되면서 안테나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레이저다이렉트스트럭처링(LDS) 방식이 등장하며 비주류로 밀려난 인몰드안테나(IMA) 기술이 방수·방진 스마트폰 구현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IMA 제조 업체들은 방수·방진 기능뿐만 아니라 고주파(RF) 성능과 얇은 두께를 구현한 제품까지 개발해 스마트폰 시장 탈환을 노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수·방진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IMA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출시를 앞두고 500만개의 LDS 후면 케이스 일체형 안테나 주문을 취소하고 IMA 방식으로 전환했다. 갤럭시S5 시리즈 방수·방진 모델 출하량이 당초 계획보다 늘면서 부품 수급 계획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종전까지 방수·방진 기능 모델은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소량 출시됐지만 앞으로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본 성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LDS 안테나는 플라스틱 위에 레이저로 패턴을 새기고 은·구리 등 금속을 도금하는 방식이다. RF 성능이 뛰어나고 얇은 스마트폰 두께를 구현하는 데도 유리하다. 현재 고가 스마트폰 대부분에 LDS 안테나가 쓰인다.
문제는 LDS 안테나가 방수 기능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후면 케이스에 부착된 안테나를 주기판(HDI)에 연결하는 접합부를 완전히 밀봉하기 어려운 탓이다. IMA는 구조적으로 회로 접합부 틈을 메우기 쉬워 방수 기능에 유리하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 중 IMA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RF텍이 최근 부상한 이유다. LS엠트론 등 LG전자 협력사도 IMA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MA가 방수방진 등 틈새시장을 넘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는 데는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IMA는 LDS 안테나에 비해 RF 성능이 떨어지고 얇은 두께를 구현하는 데도 불리하다.
일부 IMA 업체는 박막 사출 기술로 LDS 안테나 못지않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산전자는 박막 사출 기술로 LDS 안테나의 성능과 두께를 넘어선 `고성능 인몰드안테나(H-IMA)`를 개발했다. H-IMA는 종전 IMA보다 이중 사출 두께를 절반 이상으로 얇게 구현한 제품이다. 안테나를 덮은 플라스틱 두께가 0.15~0.2㎜로 얇아 LDS 안테나보다 뛰어난 RF 성능을 구현했다. 플라스틱 케이스에 안테나를 삽입하면 스마트폰 후면 케이스를 종전보다 20% 이상 얇게 만들 수 있다. 관건은 양산성을 얼마나 확보하는지다.
업계 관계자는 “프레스·사출 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LDS 안테나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안테나 시장에 또 한 번 기술 경쟁이 벌어질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