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들어설 미래산업단지(미래산단) 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법원이 미래산단 조성 예정지 내 안동 김씨 문중 소유 토지 매각 소송과 관련, 매각을 주도해 온 김모 회장 측에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산단 조성을 위한 땅 수용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11일 세종시와 미래산단 조성 예정지인 전의면 주민들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최근 지난해 7월 안동 김씨 참의공 사민파 등 일부 종원이 제기한 김모씨 주도의 `총회 무효 소송 및 회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사민파 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김모 회장이 총회를 열어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문중의 모든 회원에게 시간, 장소, 목적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김모 회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변호사를 직무대행자로 선임했다. 이와 관련, 사민파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 안산과 화성 등에 거주하는 후손을 배제한 채 멋대로 회장을 뽑고 종중 재산을 처분하려 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법원의 판결대로 총회를 다시 열어 회장을 새로 선출하는 등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모 회장 측은 1심 패소에 불복해 최근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재판이 끝날 때까지 세종시의 미래산단 조성 예정지 수용이 쉽지 않아 사업 추진이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하지만 세종시는 토지 매각 소송에 상관 없이 사업을 계획대로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가 사업 추진의 20% 지분을 가진 만큼 적법한 절차를 밟으면 산단 조성 예정지를 바로 수용할 수 있다”며 “조만간 산단심의위원회를 열어 산단 조성사업을 승인 고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와 한국LED조명협동조합이 각각 5억원과 20억원을 출자해 만든 세종미래산업단지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부터 전의면 양곡리 일원 55만7000㎡에 발광다이오드(LED) 및 영상장비 등을 생산하는 세종미래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미래산단 조성 예정지는 안동 김씨 문중 땅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세종=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