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신재생확대한다는데 환경부·산림청은 제동

풍력발전을 두고 부처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차원에서 풍력발전을 권장하는 반면에 환경부와 산림청은 풍력 등 전원설비의 인허가 관련 규제를 강화하며 풍력발전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난 극복 핵심으로 부상한 분산형전원을 선택한 산업부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육상풍력 개발사업 환경성 평가지침`을 완성하고 이르면 이번주 안에 공고한다.

`환경성 평가지침`은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육상풍력 입지선정 가이드라인`의 수정본이다. 지난해 5월 기획재정부 규제 완화 조치에 환경부의 육상풍력 가이드라인을 포함시키기로 했고 청와대까지 나서 규제 완화를 주문하면서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침은 더욱 강력한 규제로 채워졌다. 사업 시 지형변화 정도를 수치화한 `지형변화지수`를 도입하거나 사업단지 규모를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유례를 찾기 힘든 강력한 규제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산림청도 최근 풍력발전 사업 규제를 강화했다. 산지에서 풍력사업을 추진하면 국토부 법률 이외에 산림청 `산지관리법`이 복수로 적용된다. 국토부 법률은 사업부지가 3만㎡가 넘을 경우 대통령령에 근거해 `개발행위허가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반면에 산림청 법률은 3만㎡가 넘는 사업에는 도시관리계획, 전원개발촉진법을 적용받도록 하고 있다. 도시관리계획, 전원개발촉진법상 인허가 기준으로 허가를 받으면 주민공람으로 사업부지를 미리 공개해야 한다. 사업부지 공개로 지가상승, 민원발생 등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 산림청은 특히 국토부 법령해석과 달리 도로면적을 포함한 사업면적이 3만㎡를 넘기면 도시계획시설로 인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새롭게 강화하고 나섰다.

환경부와 산림청의 정책 모두 산업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통한 분산전원 보급 방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산업부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수요의 30%를 분산형 전원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2035년까지 풍력발전 설치량을 10GW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환경부, 산림청의 규제가 사실상 가장 강력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부처 간 협의도 수차례 진행했지만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 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은 환경부, 산림청의 가이드라인 법령이 사실상 인허가 여부를 결정짓는데 필요 이상으로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다”며 “부처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 계획만 보고 투자에 나선 업계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