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사파이어 대체할 수 있는 세라믹 복합 소재 개발…지문 인식 모듈에 처음 적용

크리스털 세라믹을 적용한 지문인식 모듈.
크리스털 세라믹을 적용한 지문인식 모듈.

입력 솔루션 전문업체 크루셜텍이 국내 처음 사파이어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세라믹 복합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사파이어 유리에 가까운 강도를 구현했지만, 원가는 훨씬 싸다. 사파이어 유리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얇게 가공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크루셜텍(대표 안건준) 최근 투명 세라믹 복합 물질을 활용해 고강도 유리보다 갑절 이상 내구성이 좋은 크리스털 세라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크리스털 세라믹은 8H의 표면 강도를 자랑한다. 1H는 연필심 강도의 물질로 유리 표면을 긁었을 때 파손되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다. 종전 고급 유리 표면 강도가 3~4H, 사파이어 유리는 9H 수준이다.

사파이어 유리보다 표면 강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원가가 훨씬 저렴하고 가공성도 뛰어나다. 현재 사파이어 유리는 아무리 얇게 만들어도 300㎛ 두께가 한계다. 유리를 얇게 가공하는 공정에서 불량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크리스털 세라믹은 30㎛까지 얇게 만들 수 있고 수율도 90%대다.

크루셜텍은 크리스털 세라믹을 우선 자사 지문인식 모듈에 적용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지문인식 모듈은 표면 유리강도가 매우 중요하다. 유리 표면에 흠이 나면 인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애플이 비싼 사파이어 유리를 지문인식 모듈에 채택한 이유다.

크루셜텍이 개발한 크리스털 세라믹 지문인식 모듈은 사파이어 모듈의 7분의 1 가격 수준이다. 크리스털 세라믹을 적용하면 지문인식 모듈 디자인도 좋아진다. 종전 지문인식 모듈에는 자외선(UV) 코팅 방식으로 색을 입혔다. UV 코팅은 표면이 울퉁불퉁해 빛을 산란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크리스털 세라믹은 어떤 색을 입혀도 유리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빛감을 낼 수 있다.

크루셜텍은 상반기 중 지문인식 모듈 라인을 크리스털 세라믹 패키지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 생산설비를 그대로 쓸 수 있어 추가 투자 부담이 거의 없다. 패키지 구조가 단순해져 오히려 생산성은 더 올라간다.

크루셜텍은 크리스탈 세라믹 복합소재에 관한 특허 15개를 국내외에 출원했다. 소재 원천 기술을 선점해 경쟁사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행사에서 크리스털 세라믹 패키지를 주요 고객사에 공개할 계획이다.

안건준 사장은 “종전 지문인식 모듈 라인 수율은 92% 수준인데, 크리스털 세라믹 패키지 라인은 98%에 가깝다”며 “지문인식 모듈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