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부산에 2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건립한다…동북아 클라우드 센터 활용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에 2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S 데이터센터가 어느 지역에 설립될지, 어떤 시공업체가 센터 건립을 맡게 될지 등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MS는 센터 설립으로 자사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내에서 직접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북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MS는 본사 차원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우리나라에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쳐 서울 종로 시그니처타워에서 국내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설명회와 제안발표회를 연이어 가졌다.

이 자리에는 GS건설, 삼성애버랜드, 대림산업 등 국내 대형 건설사 6곳이 참여했다. 특히 12일 오전 열린 제안발표회에선 건설사별로 한 시간 반가량 발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이들 건설사에 △기업 역량(Capability Statement)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 △재무상황 △협력업체별 역할 △공급망관리(SCM) 방법론 등의 설명을 요청했다.

이번 사업은 미국 MS 본사가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투자는 중국MS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는 일체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최종적으로 센터 건립 계획을 확정지으면 향후 부지 매입과 IT시스템 도입 등에 총 2조원을 투자겠다고 건설사들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설명회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MS가 센터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전체 2조원가량을 투자하겠다고 했다”며 “지난해 중반부터 이 같은 얘기들이 오갔다”고 밝혔다.

MS는 지난 2011년 한국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다 백지화한 바 있다. 지난해 재검토에 나서면서 기존 국내 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임차해서 사용하는 것과 새롭게 건립하는 것을 놓고 고민하다 최근 직접 건립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데이터센터 장소로는 부산이 가장 유력하다. 최근 MS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매니저(PM) 채용 공고를 부산 지역으로 지정해 냈다. 이 채용공고에는 한국에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모집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대규모 센터 건설 프로젝트 경험자를 찾고 있어 더욱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 지역으로 검토되고 있는 부산 미음지구의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는 경제자유구역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센터 건립 시 법인세 인하 등의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의 기업 유치 업무는 부산시와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은 이미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MS 본사를 방문해 데이터센터 건립지로 부산 지역을 고려해달라는 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산시·부산정보산업진흥원 측은 “MS 측에서 각별한 보안 유지를 요구했기 때문에 센터 관련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국MS 측도 “철저하게 본사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로컬에서는 관련 내용을 알 수 없다”며 “모든 것이 결정되고 난 뒤에야 한국 지사에는 관련 비즈니스 방침이 내려오지 않겠느냐”고 말해 본사 차원의 결정임을 시사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