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못잡는 지자체 CCTV…"지능형 감시환경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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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A씨는 최근 집에 도둑이 들어 경찰서 길거리 CCTV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가정집 담을 넘는 형체는 알아 볼 수 있지만 얼굴 확인은 도저히 어렵다는 경찰 측 답변을 듣고 결국 범인 잡는 일을 포기했다.

범인 못잡는 지자체 CCTV…"지능형 감시환경으로 바꿔야"

기초지자체에 구축된 CCTV통합관제센터 내부 전경
기초지자체에 구축된 CCTV통합관제센터 내부 전경

전국 지자체에 CCTV 설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CCTV의 해상도가 떨어져 사람 얼굴 판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지자체 공공 CCTV 설치의 양적 팽창과 함께 효율화와 지능화, 유지관리 예산 확충 등 보완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자체와 공기관의 CCTV는 양적으로 몇 년 새 크게 증가했다.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민간용을 제외한 지자체 CCTV 설치는 18만5000대, 전체 공공기관에 설치된 CCTV는 46만2000대나 된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답보 상태라는 지적이다. CCTV를 통해 현장 상황 파악을 넘어 얼굴이나 번호판 인식 등보다 세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고화질, 고기능 CCTV 설치는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현환 한국폴리텍Ⅶ 부산대학 정보통신시스템학과 교수는 “CCTV 구축의 목표가 단순 모니터링 위주에서 실시간 대처와 정밀 분석이 가능한 지능형 감시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 CCTV 구축 사업의 통합 추진이 선결 과제라는 주장도 폈다.

현재 지자체 등 공공기관 CCTV 설치와 운용은 안전행정부가 지원하는 2개 사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시작한 `방범용 CCTV 설치사업`과 2011년 시작한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이다. 모두 CCTV 설치와 관제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소관 과와 예산 집행 과정이 달라 지역 현장에 혼선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안행부는 지난해 말 CCTV 설치 대상과 성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업 간 중복 투자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CCTV사업 추진 지침을 지자체에 내려 보냈다. 하지만 비슷한 사업 내용을 서로 다른 예산으로 수행하는 지역에서는 같은 업무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관제센터구축과 CCTV설치 사업을 통합해 지역 현장에서의 효율적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 지원사업의 통합은 방범, 시설관리 및 화재예방, 교통단속, 교통정보 수집 및 정보 제공 등 CCTV 목적에 따라 분산된 지자체의 업무 통합도 유도할 수 있다.

CCTV설치 확산과 통합관제센터 구축 이후 늘어나는 지방 재정 부담도 풀어야할 숙제다.

기초 지자체마다 이미 구축한 통합관제센터 운영비로 평균 매년 5억원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대부분 관제센터 요원 인건비로 정부 지원은 없는 상태다.

일례로 부산 금정구 통합관제센터에는 20명의 관제 요원이 4교대로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CCTV 설치가 계속 늘면서 인원을 확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통합관제센터 내 CCTV 영상 저장 공간 확충도 심각한 문제다. 센터마다 CCTV 증설에 따라 포화 상태에 이른 저장 공간을 확충해야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강석 리얼허브 사장은 “센터 관제 요원을 줄이거나 화상 프레임 수나 화질을 낮춰 비용을 아끼는 것은 CCTV 구축 사업의 목적과는 상반된다”며 “결국 예산 확대와 함께 클라우드 서버 구축 등 기술적 대응 방안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표-공공기관 CCTV설치 및 운영 현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