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에만 급급한 공공PMO, 시장 초기부터 저가사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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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공공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사업이 연이어 발주됐지만 대부분 사업 예산이 본사업의 4%에도 못미쳐 제대로 된 PMO 수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공공정보화 프로젝트 품질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공공PMO 제도가 시작부터 저가사업 논란에 휩싸이면서 삐거덕 대고 있다.

13일 공공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연초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공공기관이 잇따라 발주한 PMO 사업의 평균 예산은 본사업 대비 2.8% 수준으로 낮다. 통상적으로 PMO 사업예산은 최소 5%에서 7~8% 수준으로 결정된다. 공공기관들은 PMO 예산을 별도로 확보하지 못해 본사업의 예산을 가지고 책정했기 때문에 생색내기 수준에서 그치고 만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PMO 예산 비중 1~3%로 낮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인 우정사업정보센터는 2014년 정보화사업 통합관리 위탁(PMO) 운영 사업을 추진하면서 3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우정사업본부가 진행하는 △차세대통합경영시스템 구축사업 △우편집중국 통합서버 교체 및 개선 사업 △우편시스템 개발 및 유지관리를 통합 PMO로 수행하는 사업이다. 내부 사업관리 표준절차와 PMO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방안, 내부 PMO활동 지원 기반마련을 위한 모니터링 기능개선 지원 사업도 수행한다.

PMO업계는 3개 사업 통합PMO와 내부 PMO 체계 수립을 수행하기에 책정된 3억원은 너무 낮은 금액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3개 사업의 본사업 총금액은 262억원이다. 본사업 대비 PMO 사업비중은 1.14%에 불과하다. 우정사업정보센터 관계자는 “PMO 예산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책정한 PMO예산 책정 지침에 따라 책정한 것”이라며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관세청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구축 2단계 PMO사업도 본사업 대비 2.1%에 불과하다. 본 사업은 1379억원인 반면에 PMO사업은 29억원에 불과하다. 51억원 규모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통합식품안전정보망 구축 사업의 PMO도 2억원으로 3.92% 정도다. 그나마 222억원 규모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의 PMO가 9억원으로 본사업 대비 4.05%로 가장 높다.

◇PMO예산 별도 없어, 품질 저하 우려

연초 발주된 공공PMO 사업의 예산이 너무 낮아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주된 공공PMO 사업은 실제 협상이 완료되면 통상적으로 예비가격의 70~80%에서 계약이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현재보다도 더 낮은 본사업 대비 1~2%의 예산으로 사업을 수주하게 된다.

전체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인력이므로 초급이나 중급이 아닌 PM 경험을 많이 보유한 고급 컨설턴트가 투입돼야 하는데 해당 예산으로는 어려운 실정이다. 통상적으로 프로젝트마다 3~5명 정도가 투입돼야 하는 데 이렇게 될 경우 일인당 지급 금액은 더욱 낮아진다. 이런 이유로 PMO 경험을 다수 보유한 컨설팅 기업은 공공PMO 사업에 제안을 하지 않는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우정사업정보센터 통합 PMO사업에 제안한 업체는 대부분이 감리업체다.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PMO사업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이유로 협상평가부적격자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공공PMO 예산이 터무니없이 낮은 이유는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는 PMO 예산이 별도로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 갑작스럽게 PMO사업을 추진하게 돼 본사업에서 일부를 떼어 책정한 것이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정보화 프로젝트에 대한 PMO 예산을 별도로 책정된 것은 없다”며 “PMO 예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NIPA의 PMO 예산 책정 지침에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NIPA가 내려준 지침에 따라 PMO 예산을 책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PMO업계 관계자는 “PMO 예산 책정 지침에 문제가 있다”며 “더욱이 상당수 공공기관이 지방이전을 하는 상황에서 지방 체류비도 고려되지 않아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올해 발주된 주요 공공PMO 발주현황

자료:나라장터·업계 종합

발주에만 급급한 공공PMO, 시장 초기부터 저가사업 `논란`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