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력수급 경보발령 없이 동계피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발전소도 내달부터 본격 예방정비에 돌입한다.
1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겨울 들어 예비전력이 500만㎾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16일(559만㎾)과 올해 1월 10일(596만㎾) 등 두 차례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간에는 최저 예비전력이 500만㎾ 이상을 유지하며 안정적 수급상황을 보이고 있다.
올 겨울 들어 최대 전력 수요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일이다. 이날 한파로 최대전력 수요가 7729만5000kW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예비전력은 603만㎾로 전력예비율이 7.8%에 달했다.
전력거래소 측은 “올 겨울은 수요관리 등 절전 조치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력 경보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비상 상황 없이 동계피크가 지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력수급에 여유가 생긴 것은 예년보다 높은 기온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겨울철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7.7도다. 올 겨울 들어선 영하 4.1도로 무려 3.6도나 높다. 그만큼 난방수요가 줄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한 전기요금도 전력사용을 줄이는 데 한몫 했다. 당초 전력당국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80만㎾의 절전효과를 예상했다.
가장 큰 원인은 중단됐던 원전 3기의 재가동에 있다. 올해 초 신고리 원전 1·2호기와 신월성 원전 1호기 등 각각 100만㎾급 용량의 원전 3기가 재가동하며 공급력을 확대했다. 실제로 동계피크 시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 7652만㎾에서 올해 7730만㎾로 80만㎾정도 늘었다. 반면에 공급량은 300만㎾ 이상이 늘었다. 그만큼 여유가 생긴 셈이다.
전력거래소는 “일부 발전소의 갑작스런 정지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당분간 예비력은 문제 없을 것”이라며 “3월부터 본격적인 발전기 예방정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