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본격적인 신차 출시를 앞둔 르노삼성이 ‘사내 성희롱 사건’이라는 복병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QM3’라는 확실한 흥행카드를 뽑아든 상황에서 자칫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 사내 성희롱 사건의 파장이 한 달이 다 되도록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 측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과 관련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원 판단을 기다리겠다면서도, 자칫 이번 사건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판매에 악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대비 23.8% 늘어난 7927대를 판매했고, 올 1월에도 4500대를 팔며 판매량이 16.9% 늘어나는 등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신차 가뭄에 시달리며 내수시장 최하위로 추락하다가 극적인 반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SM3와 QM5 등 기존 차량이 큰 폭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 말 한정 출시한 QM3가 전시 차량까지 팔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QM3는 다음 달 고정 물량을 확보하고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되면서 소형 SUV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법원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면서 “불미스런 사건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이 사건은 르노삼성에 근무하던 여직원 A씨가 2012년 초부터 1년여간 상사 B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회사 측이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A씨를 따돌리도록 유도하고, A씨를 옹호하는 다른 직원까지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르노삼성 측은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다른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국회에서 한명숙 민주당 의원과 여성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규탄대회가 열렸고 한국여성민우회 등 5개 단체가 르노삼성을 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지난 18일에는 17개 여성·시민단체가 서울 금천구 르노삼성 본사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여는 등 파장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