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쇼트트랙

[프리즘]쇼트트랙

지난 18일 밤,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전에도 쇼트트랙 금메달은 여럿 나왔지만 생중계를 보며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늘 새롭다.

4년마다 우리 국민을 흥분과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쇼트트랙은 유난히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종목이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부터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후 매 대회마다 우리 국민을 열광하게, 때로는 분노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만큼은 다른 나라를 압도했다. 메달밭인 ‘효자종목’ 쇼트트랙을 앞세워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까지 부상했다.

재미난 것은 쇼트트랙이라는 경기가 진행 방식이나 관중에 주는 재미 요소 등이 우리나라 국민성과 잘 부합된다는 것이다. 빠른 스피드에 두뇌 플레이를 해가며 상대를 순식간에 제치고 앞서 나가는 경기 모습은 IT강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의 발전상을 떠올리게 만든다.

또 우리나라 산업 육성의 화두인 융합, 창조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종목이다.

쇼트트랙에는 기록경기인 스피드 스케이팅의 속도감, 상대를 제압하는 격투 경기의 박진감, 구기 종목의 섬세한 조직력 등이 함께 녹아 있다.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넘나들며 앞지르는 짜릿한 스피드와 몸이 부딪치는 격렬함, 짧은 타원형 트랙에서 빙판에 몸이 닿을 듯 달리는 아슬아슬함까지 쇼트트랙은 스포츠의 모든 매력적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체력과 순발력이 기본이지만 경기 때마다 순간순간에, 어떤 루트로 치고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플레이 전략은 창조적인 경기 요소다.

최근 정부는 기술과 제품, 업종 간 융합을 통해 창조경제를 구현하려한다.


이미 나와 있는, 익숙한 여러 기술과 제품을 잘 융합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창조적 비즈니스는 가능하고, 사실 또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그걸 잘 보여주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