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공사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건설경기 불황 등 악재로 수년째 하락세를 보이던 전기공사 산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활황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공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20조7110억원에 육박했다. 연간 실적이 20조원을 넘긴 것은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전기공사 실적은 2009년 20조85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2010년 18조8160억원, 2011년 19조6670억원, 2012년 19조1452억원으로 3년간 답보상태였다.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발주량 감소가 원인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기공사 분야 실적이 대폭 향상된 것은 전기공사 단가가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기공사비 단가는 2010년 하반기에 비해 18% 이상 증가했다. 토목과 기계, 건축이 -1~7%의 변동폭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협회 측은 “전기공사는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은데 전기공사 인건비 상승이 공사비를 끌어올린 주요인”이라며 “실제로 고압케이블전공은 하루 인건비가 1년 만에 무려 15%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신규 등록업체도 크게 증가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2년 1만3200여개인 등록업체수가 지난해 1만3700여개로 500개 가까이 늘었다. 업체당 평균 실적이 오른 것도 한몫했다. 2012년 14억6000만원으로 하락했던 평균 실적이 지난해 15억원대를 기록,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는 대규모 전기공사가 예정돼 시공실적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대 발주처인 한전은 최대 규모인 북당진과 고덕을 잇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사를 비롯해 총 6건의 전기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광명·금천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 등 100억원 이상 공사도 9건에 달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올 1분기 내에 800억원 규모의 제2 여객터미널 전기공사를 입찰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공사업체 관계자는 “하도급 매출을 이중으로 보고한 실적을 제외하면 확정 실적은 조금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최근 전기기기 사용 증가로 전기공사 비중이 커져 시장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 연도별 시공실적 추이(자료:한국전기공사협회)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