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금융회사 보안 불감증 방치 못해"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금융회사의 보안 불감증을 방치할 수 없다며 개인정보 지침 위반에 엄격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서 열린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 “필요한 정보 외에 수집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보의 보관 활용에 금융기관의 보고 책임을 분명히 하고 위반하면 회사문을 닫을 수 있는 엄격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금융 소비자의 신뢰가 위협을 받고 있다. 인터넷뱅킹, ATM 등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국내 전체 금융거래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보안 불감증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보안 사고는 사전에 바로잡지 못한 금융당국 책임도 크다며 재발방지책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정보통신기술(ICT)에 기초한 신용사회 기반을 재구축한다는 차원에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에 두고 보다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개인정보 관리실태 전면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인정보 보관·활용·폐기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문제 중 하나인 공공기관 개혁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근절은 물론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이는데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단계적으로 공공기관 기능을 전면 재검토해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고 기관 내외부 모두 경쟁원리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자산매각 시기 조정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 자산은 국민 세금으로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제 값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동시 다발적으로 시장에 나오면 제값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가치를 극대화해 매각할 수 있는 시기를 조정하는 등 매수 여력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떠받치는 다른 기둥은 공정경제 질서 확립”이라며 “대리점, 가맹점이나 하도급 업체 등 경제 약자를 괴롭히는 반도덕적 행위는 엄정한 집행과 제재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