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포털 UTH에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고사 위기’ 목소리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전자무역시스템 ‘u트레이드허브(UTH)’를 놓고 협회와 중소 전자무역서비스(EDI)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시작된 내국신용장 매입과 추심 업무의 전면 전자화를 계기로 중소EDI업체가 반발하고 있다. 중소EDI업체 관계자는 “내국신용장 전면 전자화를 계기로 무역협회와 KTNET이 UTH 포털에서만 관련 업무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으며 전면 전자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기반 업무와 UTH 포털(웹EDI서비스)가입을 연계해 분산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UTH를 위탁 운영하는 KTNET이 무엽협회와 전자무역기반 사업자의 우월한 지위를 앞세워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는 하소연이다.

분쟁은 지난 2007년 정부가 전자무역포털(UTH)을 만들어 그 운영을 KTNET에 위탁 운영하면서 예고됐던 사안이다. UTH는 무역업체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전자적으로 무역 업무를 이용할 수 있는 무역업무 통합창구다. 수출·수입, 마케팅·계약·외환·통관·물류·대금결제에 이르기까지 무역 전 과정을 처리해 준다. 우리나라 7대 무역 관련 기간망을 운영하는 KTNET이 직접 서비스까지 겸하게 된 셈이다. 이전까지 무역업체 직접 서비스는 KTNET와 EDI가 업무 제휴한 중소 전자무역 보급업체가 담당했다. 서비스 시작 이후 KTNET과 중소EDI업체는 전자무역 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하며 시장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 UTH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KTNET과 중소업체가 직접 경쟁을 벌이면서 분쟁이 발생했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상사중재원에 신고하거나 중재를 의뢰했다. 해당 업무를 관할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유권해석 등 중재노력이 뒤따랐지만, 아직까지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오히려 내국신용장 전면 전자화를 계기로 UTH로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중소 EDI 업체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중소EDI업체 관계자는 “내국신용장 전면 전자화를 앞두고 KTNET은 지난달부터 외환은행 등 주요은행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와 홍보자료를 배포하면서 서비스 가입은 UTH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처럼 홍보할 뿐 EDI전문업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며 “수백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을 독식하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 EDI업체도 내국신용장 전면 전자화에 대비해 프로그램을 수정, 개발하는 등 노력해 왔다”며 “무역업체가 각각 서비스의 장단점을 판단해 UTH나 전문EDI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와 KTNET 측은 “전문EDI업체의 영업과 관련 어떤 제약도 가하지 않고 있다”며 “중소 EDI업체의 무리한 영업에서 촉발된 문제”라며 반박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