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체감하는 박근혜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분야의 실행 수준은 크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ICT·과학기술·중소기업인 10명 중 5명이 지난 1년간 박근혜정부의 관련 정책 공약 이행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국정 2년차에 중점을 둬야 할 핵심 정책으로는 SW산업 경쟁력 강화와 창업 및 벤처 지원 정책이 꼽혔다.
전자신문과 전자신문미래기술연구센터(ETRC)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ICT·과학기술·중소기업인 11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근혜정부 출범 1년 정책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1.8%가 ‘전혀 이행 안 되고 있다’(23.8%) 또는 ‘별로 이행 안 되고 있다’(28.0%)고 응답하는 등 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박근혜정부가 범ICT·과학기술 통합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창조경제를 앞세워 ICT와 과학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처럼 낮은 수치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을 들어온 미래부의 현재 모습이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전문가 설명이다.
먼저 대선 공약 이행 여부와 관련해서는 51.8%가 부정적이었으며 특히 창업 및 벤처육성(50.9%), ICT(48.8%), 중소기업정책(46.5%), 과학기술(46%) 순으로 이행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미래부 역할에는 61.9%가 ‘전혀 못하고 있다’(24.3%) 또는 ‘별로 못하고 있다’(37.6%)고 응답해 지난 1년 미래부 역할이 지지부진했음이 드러났다.
심지어 지난해 8월 청와대 2기가 출범하면서 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이 윤창번 수석으로 교체됐지만 미래전략수석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256명) 중에서도 교체 사실을 몰랐다는 응답자가 37.9%에 달해 정권 초기에 비해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미래부는 경제부처 간 상대 비교에서는 가장 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부처(25.8%)로 꼽혀 체면을 세웠다. 미래부 다음으로 산업통상자원부(16.2%), 문화체육관광부(15.9%), 공정거래위원회(14.7%) 순이었다. 기획재정부는 6.8%로 가장 낮았다. 현오석 장관의 잇따른 실언 등으로 실망감이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 추진 정책 중 가장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정책에는 ‘아직 없다’(42.0%)는 의견이 가장 높았으며 창업 및 벤처지원(12.1%), SW산업 경쟁력 강화(10.7%), 통신요금 인하(10.5%) 순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어젠다인 창조경제도 41.4%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구축된 창조경제타운 등 창조경제 알리기가 제대로 국민 속으로 파고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정부의 큰 부담이자 숙제로 남게 됐다.
앞으로 미래부가 중점을 둬야 할 정책으로는 SW산업 경쟁력 강화(40.6%)가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창업 및 벤처 지원(27.7%) 등이 꼽혔다. 현 정부 출범 후 창업과 벤처지원(12.1%)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해 앞으로 이 부분의 성과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 핵심 부처로 부상한 미래부가 집권 2년차에는 ICT와 과학기술 융합 등 핵심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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