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진단 및 치료제 개발 단초 발견

국내 연구진이 종양억제단백질로 알려진 ‘TGFBIp’의 새로운 기능을 밝혀냈다.

김인산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배종섭 약대 교수는 TGFBIp가 패혈증 환자의 혈액에서 많이 발견되며 혈관염증을 증폭시켜 패혈증을 유발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패혈증 진단 키트와 새로운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연구결과는 최근 ‘레스퍼러터리 앤드 크리티컬 케어 메디신(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패혈증 치료제는 지난 2001년 미국 FDA에서 유일하게 승인받은 모 제품이 지난 2011년 불명확한 효능으로 제약시장에서 퇴출당한 뒤 명맥이 끊어진 상태다. 기존 다른 타깃 단백질(HMGB1)을 저해하는 패혈증 치료제 연구가 있었으나 독성이 있거나 치료효과가 낮아 후보물질로 그쳤다.

김 교수 연구팀은 패혈증 환자의 증상이 심할수록 혈액 속 TGFBIp 농도가 높다는 것을 알아내고 염증조건에서 혈관내피세포와 혈소판이 TGFBIp를 분비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패혈증 진단 마커로서 TGFBIp 단백질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단백질의 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의 새로운 패혈증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풀리는 셈이다.

연구팀은 향후 패혈증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와 TGFBIp를 저해할 수 있는 화합물 등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배종섭 교수는 “현재 TGFBIp를 억제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진단키트를 국내 특허출원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용어해설

TGFBIp : 생체 내 여러 인테그린과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내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세포 외 기질 및 분비 단백질.

패혈증 : 감염에 의한 독성이 혈액을 타고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병이며, 패혈 쇼크로 진행될 경우 사망률이 70%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