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한국시간 2월 25일 새벽 4시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5’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했다. 갤럭시 S 시리즈는 현재까지 2억 대 이상 판매되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삼성전자이기에 이번 발표 또한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 IM부문 신종균 대표는 "갤럭시 S5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본연의 기능을 가장 충실하게 완성한 스마트폰"이라며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갤럭시 S5를 통해 실현하고자 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먼저 외형부터 살펴보자. 전반적인 모습은 전작인 갤럭시 S4와 흡사하지만, 느낌은 갤럭시 노트3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3에 정립한 디자인 정체성을 갤럭시 S5까지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세부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주고 있다.
전면보다 후면에서 변화를 많이 주는 편인데, 갤럭시 S5 후면 커버에는 펀칭 패턴을 적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전 제품인 갤럭시 노트 3에선 양장 형태를 도입하기도 했다. 갤럭시 S3와 갤럭시 S4는 사진보다 실물이 더 나았던 경험이 있기에 디자인에 대한 판단은 내릴 때가 아니긴 하지만, 전작에 비추어 보면 다소 아쉽긴 하다.
색상은 차콜 블랙(Charcoal Black), 쉬머리 화이트(Shimmery White), 일렉트릭 블루(Electric Blue), 코퍼 골드(Coper Gold) 등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독특한 색상 만드는 것에 묘한 재미를 느낀 듯싶다. 이번에도 색상이 예사롭지 않다.
관심사 중의 하나였던 LTE 단말 규격은 카테고리4를 지원한다. 현재 국내에 쓰고 있는 150Mbps LTE-A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다. 3월 상용화 예정인 KT의 225Mbps LTE-A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통신 칩만 바꾼 모델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최대 8개의 LTE 주파수를 동시에 지원해 전 세계 어디서나 LTE 통신을 이용할 수 있으며, 5세대 와이파이(802.11ac)에 다중 안테나(MIMO) 기술이 더해졌다. 여기에 LTE와 와이파이 채널을 하나처럼 사용해 다운로드 속도를 끌어 올린 ‘다운로드 부스터(Download Booster)’가 적용되어 있다.
AP는 2.5GHz 쿼드코어와 2.1GHz 옥타코어를 쓴다. 쿼드코어는 퀄컴 스냅드래곤이고, 옥타코어는 엑시노스가 유력하다. 램(RAM)은 2GB다. 갤럭시 노트 3가 이미 3GB을 적용했음에도, 2GB로 낮춰 적용한 것은 의외다. 화면 크기는 5.1인치며, 해상도는 풀 HD다. 슈퍼 아몰레드 패널을 쓴다. 5.2인치와 QHD 해상도를 예상하는 이가 많았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문인식도 적용됐다. 홈버튼에 센서를 도입했는데, 손가락을 세로로 문지르는 스와이프 방식이다. 팬택과 방법은 같지만, 후면이 아닌 전면에 적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작동하는 아이폰 5s의 터치아이디보단 편의성에선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발표에선 페이팔 결제를 지문으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모바일 결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애플은 여전히 지문인식 기능을 꽁꽁 싸매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다방면으로 문을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별도의 방진, 방수 모델을 선보였던 전작과 달리 갤럭시 S5는 IP67의 방진·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방수가 된는 제품은 우락부락하기 마련이었는데, 더는 그렇지 않은 제품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6등급의 방진은 먼지 유입이 완전히 차단되는 수준이며, 7등급의 방수는 1m 깊이에서 최대 30분간 버틸 수 있다. 변기에 빠뜨려도 물기만 닦아내고 그냥 쓰면 된다.
후면에는 심박센서를 적용했다. 스마트와치나 스마트밴드라면 이해가 가지만, 스마트폰에 심박센서를 채용한 점은 다소 아리송하다.
카메라는 1,600만 화소다. 아이소셀(ISOCELL) 센서를 사용해 빛에 더 민감하다고 삼성전자는 말한다. 0.3초의 `패스트 오토 포커스(Fast Auto Focus)’, 기존 HDR 모드를 강화한 `리치 톤(Rich Tone) HDR` 촬영모드, 동영상 촬영시 HHR 기능 적용, 피사체와 배경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촬영 후에 선택할 수 있는 `셀렉티브 포커스(Seletive Focus)’ 등이 지원된다.
새 터치위즈 UI는 텍스트 위주의 메뉴를 아이콘으로 바꿨다. 사람은 텍스트보다 이미지 인식이 더 빠른 만큼 한층 빠르게 원하는 메뉴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 세이빙 모드도 눈에 띈다. 배터리가 10% 남으면 최소의 기능만 남기고, 사용자 환경은 검은색 위주의 단순한 구성으로 바꿔 전력 소비를 줄인다. 10%만으로 최대 24시간 동안 대기모드로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장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 등 하드웨어 혁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갤럭시 S5의 하드웨어에 많은 변화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부품 사양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최근 LG전자에서 발표한 LG G프로2를 보더라도 하드웨어의 발전 보폭은 한층 좁아진 형국이다. 그런 탓인지 소프트웨어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는데, 갤럭시 S5 또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64비트를 지원하기 전까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는 4월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