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정부는 세계 경제 전환기에서 급속하게 성장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근본 처방이라 자평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놓았다. 창조경제 등 혁신 정책으로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려 ‘한국경제 대도약(Quantum Jump)’과 국민행복시대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부분 내용이 기존 대선공약과 올해 업무보고에서 다뤄진 내용으로 ‘백화점 식 나열’에 그쳤다는 비판도 있다.
◇패러다임 전환으로 재도약
지난달 6일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약 한 달 반 동안 작업 끝에 나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우리 경제의 혁신과 대도약을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목표로 △공공기관과 재정·세제 개혁을 통한 비정상의 정상화 △창조경제를 축으로 한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 가동 △규제 혁파와 서비스산업 활성화, 소비여력 확대 등을 통한 내수기반 확충 등 3대 전략 및 100대 실행과제로 짜여졌다. 박 대통령은 3대 핵심전략을 임기 내내 직접 챙기면서 강력하게 추진해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에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리고, 고용률 70%를 달성하며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지향하는 이른바 ‘474’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컨트롤타워는 경제관계장관회의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박 대통령은 이를 ‘진돗개 정신’에 빗대어 강한 실행의지를 강조했다. 전체 컨트롤 타워는 현오석 부총리 주재로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맡는다. 여기서 계획 전반을 총괄 조정하고 민간전문가, 정책수요자의 의견도 수렴한다. 뒷받침하는 보좌기구는 기재부 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경제혁신추진 태스크포스(TF)’다. 부처 차관급, 민간 전문가 4명, 경제계 3명, 시민단체 3명 등으로 구성돼 부처 간과 민관 협업을 추진한다.
규제개혁 과제는 박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다룬다. 분기별로 규제개혁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구조적 난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창조경제 부문은 부총리 주재의 ‘창조경제 민관협의회’가 맡는다. 관계부처 장관, 경제 5단체장, 벤처기업협회장 등이 모여 프로젝트 발굴과 실현방안을 수행한다. 보건·의료,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SW) 등 5대 유망서비스업 육성은 분야별 TF를 가동해 규제 개선책을 찾을 예정이다.
◇재계 “규제개혁 지속 추진해야”
재계는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일제히 환영했다. 우리 경제 역동성 증대와 규제 개혁, 투자 활성화 등 산업계가 요구한 정책적 요구 사항에 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지원과 내수 시장 활성화, 부동산 대책 등 세부 계획안이 가져올 효과를 가늠하며 경영 구상을 가다듬는 한편 시책이 힘을 잃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경제를 살리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실천의지를 보여준 정부 발표를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제2 벤처 붐’을 조성해 중소기업의 창조성과 혁신성을 높이고, 민간투자가 늘어나도록 규제총량제를 도입하는 등 창조경제와 내수확충의 실질적인 수혜가 중소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이 백화점 식으로 나열돼 추진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적 처방으로 미흡하다는 점, 추진시기가 너무 짧다는 점 등은 한계로 꼽았다. 여러 분야의 중장기 정책 과제를 망라하고 있는 만큼 자칫 추동력이나 지속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관련 부처의 적극적 의지와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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