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PC 기반의 웹 인프라가 모바일 기반의 ICT 인프라로 급속히 바뀌면서 사용자와 사업자 모두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했다. 통신사업자는 새로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계기를 무작위로 설치했고 사용자는 노트북 또는 스마트폰을 1순위 필수 아이템으로 여겼다. 구매주기 역시 짧아져 유행 선도자(trendsetter)의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됐다.
유러피언커미션의 ‘ICT와 에너지 소비 분석’ 자료, 국내 연간 데이터 트래픽 양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과 중계기 설치, 스마트기기의 새로운 에너지 소비 패턴 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유럽이 2G에서 3G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던 2006년을 기준으로 약 7.5TWh(테라와트시)의 추가 에너지가 소진됐다. 2014년에는 모바일 서비스와 빅데이터 융합으로 약 12TWh의 엄청난 에너지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 월성 1호기의 연간 발전량이 4TWh임을 감안하면, 4G서비스는 유럽에 월성 1호기 같은 발전기를 3대나 더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공학적 분석에 따른 단순 예상이다. 현재 ICT와 빅데이터는 새로운 웹기반 사업모델과 인프라를 견인한다. 그 중심에 ‘사물인터넷(IoT)’이 있다. 스마트를 키워드로 새로운 ICT 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IoT는 시맨틱 기반의 웹 접속이 가능해야 한다.
사물지능통신(M2M)을 넘어선 IoT가 ‘스마트 연결’을 본격화하면 더 이상 수치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이 때문에 ICT 개발의 시대적 책임감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너무 짧은 기간 스마트를 필두로 사업을 전개하고, 사용자들의 일상 패턴을 변화시킨 기술자들은 인식을 제고할 필요하가 있다.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반드시 ‘그린’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업을 모델링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에너지 자원 고갈의 주된 미래 원인을 알면서 숨기는 비겁자가 될 수 있다.
‘스마트’하면서 ‘그린’을 실천하기 위해서 최우선으로 ‘새로운 에너지 정보 모델링’을 산업체 중심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콘텐츠 자체만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듯이 모든 에너지 형태에 존재하는 에너지 정보를 구체화 또는 표준화해 그 에너지로 구동되는 스마트기기에서 에너지를 단순히 소진하는 패턴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즉 스마트기기의 주변 에너지 상황을 연계한 최적 그린 모드를 상시 가동해, 모든 주변 기기들이 함께 적정 에너지 라이프 타임을 연장할 수 있게 연계하는 인프라 제시가 요구된다. 이런 신에너지 인프라를 국가 정책, 산학연 협의, 산업화 방향에 반영하는 시점을 서둘러야 미래 IoT의 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서비스가 스마트해졌기에 너무 편해졌고, 사용자들에게 편의성 제공을 고도화한다는 자기 합리화로 최신 네트워크 인프라, 최신 스마트폰 등을 단기간 전자폐기물로 만드는 사업자들의 경영방침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비자에게 조그만 서비스 편의성을 얻기 위해 중요한 에너지 자원을 잃는 소탐대실의 과오를 함께 하자고 TV광고로 매일 학습시키는 현실이 우려스럽다.
박세현 중앙대학교 교수 shpark@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