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이 몰려온다...국내 전자상거래 ‘빅뱅’

롯데와 신세계, 아마존 등 국내외 유통 강자들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다. 기존 오픈마켓과 홈쇼핑, 소셜커머스에다 초대형 유통 강자들까지 속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유통 업계에 ‘전자상거래 빅뱅’이 예고됐다.

2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 등 오프라인 기반 대형 유통그룹과 글로벌 유통강자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연말부터 백화점·마트·홈쇼핑 등 계열사의 인력을 모아 새로운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사장단 보고를 거쳐 사업 방향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각사 온라인몰을 통합하거나 별도의 오픈마켓을 출범하는 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어떤 식이든 온라인유통 부문의 적잖은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연초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그룹 온라인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출범했다. 사실상 오픈마켓과 유사한 형태다. 초기 시스템 오류로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았지만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신세계는 이와 별도로 TV방송을 유통채널로 하는 t커머스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업계는 미래창조과학부의 t커머스 사업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대로 신세계가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t커머스 사업권을 갖고 있는 사업자를 인수합병(M&A)해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신세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며 “홈쇼핑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t커머스 진출을 위해 신세계가 사업권을 가진 업체와 이미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업체 아마존닷컴의 국내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 국내 법인 설립에 이어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를 신임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인력 충원과 함께 사이트 오픈을 위해 웹호스팅·에이전시 사업자를 최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아마존이 초기 킨들파이어를 염가로 시장에 배포해 e북 시장에 먼저 진입한 후 이를 기반으로 종합 쇼핑몰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이전 일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펼친 바 있다.

이 밖에 홈플러스도 최근 3년 내 온라인 매출을 3배까지 키운다는 공격적 목표를 밝히는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의 전자상거래 진출은 계속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가 전자상거래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포화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픈마켓·홈쇼핑·소셜커머스 등은 매년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하면서 꾸준히 매출을 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온라인·모바일 인프라가 가장 뛰어나다. 글로벌 온라인 커머스의 축소판이면서 테스트베드 성격도 띤다.

유통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오프라인 기반의 롯데·신세계도 온라인·모바일 커머스 성장이라는 대세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아마존도 가장 고도화된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경쟁은 앞으로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유통 강자의 시장 진입에다 기존 오픈마켓·홈쇼핑·소셜커머스 등은 모바일 대응 강화와 플랫폼 확장 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사실상 같은 고객을 놓고 다양한 전자상거래 업계 간 장벽 없는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