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충전 시장이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부품 전문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 활성화는 요원하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에 무선충전기를 보급하기 시작했지만 시장 파이는 커지지 않고 있다.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시장에서도 존재감은 여전히 없다. 전용 커버 등 별도 액세서리가 필요한 탓이 크다.
무선충전 부품 업체들은 단말기 제조사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이번 갤럭시S5 공개에도 가장 주목받은 지문 인식 등 부가 기능보다는 무선충전 커버 기본 제공 여부에 업계 이목이 쏠렸다. 갤럭시S5는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했지만 별도의 커버 액세서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등 해외 무선충전 시장은 성장하는 분위기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단말기 업체들에 무선충전 커버 제공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단말기 업체가 생산한 단말기의 미국 출시 모델이 무선충전용 커버를 기본 탑재한 바 있다. PMA(Power Matters Alliance) 등 무선충전 표준 협회들도 무선충전 핫스팟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일본 도요타는 주차 시 무선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전기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필립스 등 가전업체들도 주방 가전에 무선충전 기술을 도입하려 시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 CES 2014 전시회에서 무선충전이 가능한 블렌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만 무선충전 기술 개발 속도에 비해 시장 성장이 더딘 것일까. 어찌됐든 무선충전은 향후 스마트 기기 등 IT 시장의 발전과 함께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하지만 시장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 없이는 국내 전문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기 어렵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던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이른 법이다. 대기업 혹은 정부라도 나서서 기술과 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