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냉장고 시장서 `물 전쟁`에 이어 이번엔 `공간 전쟁`

삼성·LG전자가 냉장고 시장에서 지난해 ‘물’ 전쟁에 이어 올해는 ‘공간’으로 격전을 펼친다. 글로벌 냉장고 시장을 리드하는 양사의 이같은 공통점은 하나의 시장 트렌드로 시너지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달 각각 출시 예정인 ‘셰프 컬렉션 냉장고’와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공간 활용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셰프 컬렉션 냉장고는 소프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셰프(요리사)를 기획단계에서 참여해 야심차게 기획한 제품이다. 핵심은 ‘셰프 시크릿 존’에 있다. 냉장고 안에 별도의 냉장실이 존재하는 것으로 육류와 생선 등 식자재를 최상의 상태로 보존시켜준다. 구체적인 사양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냉장실과 냉동실 중간 온도로 일정 시간 식자재를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LG 냉장고의 자랑인 수납공간 ‘매직 스페이스’를 둘로 확대했다. 지난 2010년 처음 공개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수납공간으로 올해 출시 모델(디오스 V9500)은 냉장실 오른쪽뿐만 아니라 왼쪽 문에도 매직스페이스를 추가로 채택했다. 공간이 둘로 늘어난 만큼 매직 스페이스 수납용량도 기존 47ℓ에서 86ℓ로 대폭 늘었다. 더블 매직스페이스는 LG전자 자체 조사 결과 반찬·채소·과일·양념·계란 등 이용빈도가 59%에 달해, 이를 매직스페이스에 최대한 많이 담기 위해 기획했다.

두 제품은 용량도 큰 폭 늘었다. 셰프 시크릿 존(삼성전자) 추가와 매직스페이스를 둘로 확대(LG전자)한 것과 관련이 크다. 셰프 컬렉션 냉장고는 세계 최대 용량인 1000ℓ로 출시 예정이며,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도 LG가 출시한 제품 가운데는 가장 큰 950ℓ 용량이다.

‘공간’을 강조한 양사 모델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차기 개발제품 정보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유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시장 조사 과정에서 비슷한 개선이 나타나곤 한다”며 “이는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탄산수(스파클링 워터)가 나오는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와 정수기를 냉장고에 넣은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이며 냉장고 시장에서 ‘물 전쟁’을 펼친 바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