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70여명 규모의 작은 회사가 초고화질(UHD) TV 출시를 준비한다. 과거 대우전자 모니터사업부에서 분사해 PC, TV, 산업용 디스플레이를 주력으로 하는 대우루컴즈 이야기다.
![[이사람]윤춘기 대우루컴즈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402/535288_20140227140351_280_0001.jpg)
“올해는 스마트TV는 물론이고 이르면 8월에 UHD TV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회사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라인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춘기 대우루컴즈 대표는 2002년 대우전자에서 분사한 대우루컴즈의 경영을 맡아 12년만에 회사를 ‘강소기업’으로 키워낸 주역이다. 그는 이른바 ‘대우맨’ 출신으로 대우전자 모니터 사업부에 입사해 전자 모니터 수입구매팀장, 국내 영업팀장, 기획팀장 등을 맡으며 24년간 모니터 분야 한우물만 파 온 전문가다.
윤 대표는 “산업용 디스플레이 즉 CCTV는 24시간 켜놓는 제품이기 때문에 품질이 바로 확인된다”며 “10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니 루컴즈 브랜드가 알려지고 시장도 자연스럽게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에는 유럽과 일본에 판매법인도 설립했다.
대우루컴즈는 지난해 전년 대비 80% 늘어난 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540억원, 내년에는 2300억원 목표를 세웠다. 현재 회사 매출의 40%는 조달시장에서 나오고 나머지 40%는 해외 산업용 디스플레이에서 나온다.
윤 대표는 성공적인 홀로서기 비결로 시장특성을 잘 파악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킨 틈새시장 전략을 들었다. 윤 대표는 “중국은 아무리 작은 공장이라도 생산직 규모가 500여명인 데 이는 우리 회사의 열배나 된다”며 “하지만 1~50형 디스플레이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납기와 품질에 만족한 바이어들이 입소문도 알아서 내준다”고 전했다. 작은 규모라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품질 관리도 철저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루컴즈는 이달 초 서울 서초동에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를 개설했다. 이번 연구개발 센터 설립으로 2005년 대우컴퓨터 인수합병 이후부터 준비해 온 디스플레이와 PC 융합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TV는 물론이고 향후 소형가전까지 PC 기반 기술융합 제품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제조업은 중국 기업과 경쟁을 하면서, 동시에 중국인들이 못하는 영역을 찾아 파고 들어야 합니다. 대우루컴즈의 생산직은 50여명으로 작지만,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경쟁력입니다.”
윤 대표는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사람과 소통을 들었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용인으로 본사를 옮겼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대우전자에서 분사하고 두 번째 해보다 수입이 더 적었다”며 “직원들과 똘똘 뭉쳐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직원, 친구, 가족과의 소통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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