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주도했던 세계경제포럼 글로벌어젠다카운슬(GACET)이 올해 떠오를 10대 기술을 공개했다.
이 특훈교수는 지난 2012년 GACET 의장을 맡을 당시 시작해, 올해로 3년째 10대 기술을 선정하고 있다.
10대 떠오르는 유망기술은 지난해 11월 초 아랍에미레이트연방에서 개최된 GAC 정상회의에서 위원들이 최종 리스트를 만든 뒤 지난 1월 말 다보스포럼에서 의견을 종합해 최종 선정됐다.
10대 유망 기술은 다음과 같다.
◇신체 착용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기기
구글 글라스부터 손목에 착용하는 피트비트(Fitbit)까지 다양한 기기를 꼽았다. 오는 2016년께 웨어러블 기술의 상용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나노구조의 탄소복합물질
나노구조의 탄소섬유로 이루어진 신생 합성물질이 자동차 제조 시 무게를 10% 이상 감소시켜 에너지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중요한 기술로 꼽았다. 이 탄소복합물질이 보다 더 가볍고 안전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담수화 잉여물질 고농축 소금물에서 금속 채취
리튬, 마그네슘, 우라늄, 칼슘, 포타슘 등을 함유하고 있는 고농축 소금물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 촉매제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유도함으로써 고농축 소금물로부터 중요한 금속물질을 채취하는 기술은 향후 땅 속에서 혹은 호수의 퇴적물에서 광물을 채취하는 수준의 비용으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망에서의 전기 저장
전력망에 전기를 저장해두고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은 그동안 어려운 과제로 치부되었으나 미래에는 흐름전지(flow battery)가 개발돼 석탄이나 가스를 저장하는 것처럼 화학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노와이어 리튬이온 전지
충방전에 의한 구조 균열을 해결할 실리콘 나노와이어나 나노입자가 개발돼 전지의 전기밀도를 높이며 고속 충전과 전력 전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리콘 양극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차의 상용화와 일반 가정에서의 태양에너지 활용을 앞당길 것으로 봤다. 2년 내 실리콘 양극 리튬 배터리가 탑재된 핸드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크린 없는 디스플레이기
스타워즈 영화에서처럼 3차원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활용하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봤다. 지난 2013년 MIT의 미디어랩 연구소에서는 일반 텔레비전의 해상도를 가진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된 홀로그램 컬러 비디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간 미생물군집을 이용한 치료법 개발
인간의 장 속에 사는 미생물군집에 대한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생물들이 감염 질병, 비만, 당뇨, 기타 장 질환 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미생물군집을 연구해 질병이나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기술 개발이 향후 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리보핵산(RNA)에 기반을 둔 치료법 개발
리보핵산(RNA)는 세포생물학의 필수 분자로 DNA에 코딩된 유전자 정보를 단백질 생산에 전달함으로써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기존의 약물치료로는 불가능했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 내 RNA가 그동안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병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치로 보는 자신(Quantified Self·예측 분석)
카네기멜론대학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수면 패턴이나 소셜네트워크의 변화를 모델로 만들어 이들의 우울증이 언제 시작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최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은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뇌와 컴퓨터를 이어주는 인터페이스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움직이는 것은 예상외로 빨리 실현될 수 있는 기술이다. 지난해 하버드대학에서는 인간과 쥐의 뇌를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MIT에서는 쥐의 뇌에 컴퓨터가 만든 기억을 성공적으로 주입시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