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구미와 중국 옌타이로 이원화되어 있던 소형 디스플레이 모듈·셀 사업을 옌타이로 통합한다. 중국 옌타이 공장의 소형 모듈 조립라인 일부는 LG그룹 방계인 희성전자에 넘길 전망이다. 구미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공정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옌타이의 소형 LCD 모듈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면서 셀 사업에 집중하고 단순 모듈은 희성전자로 이관하기로 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소형 TFT 기판을 구미에서 전량 생산했으며, 셀 공정과 모듈 작업은 구미와 중국으로 이원화했었다. TFT를 구미에서 생산해 중국에서 셀 작업을 한 후 다시 구미에서 모듈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신속한 시장 대응을 위해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LCD 모듈 관세 인상에다 중국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지 공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미의 소형 LCD 모듈·셀 사업을 옌타이로 넘기는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옌타이의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 옌타이 기존 공장 인근에 추가로 라인을 확보함으로써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추가 라인은 셀 작업과 고가 스마트폰용 모듈 작업을 위주로 하게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연 2억대가 넘는 소형 LCD 모듈이 옌타이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옌타이 공장 내부에 있었던 모듈 라인은 희성전자에게 이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장비 이전 등 조정 작업을 거쳐 하반기부터 새로운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형 LCD 모듈 및 백라이트유닛(BLU)을 위주로 사업해 온 희성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휴대폰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희성전자는 지난 2002년 소형 BLU 사업을 정리하고 당시 TV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대형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이제 모바일 시장이 커지고 있어 중소형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이미 태블릿PC용 BLU는 생산하고 있다. 희성전자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소형 BLU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스마트폰용 BLU를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옌타이가 소형 디스플레이 모듈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는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효율성을 위해 일부 모듈 조립은 협력사에게 넘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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