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 패드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시범 도입된다. 종이 선거인명부를 대체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왔던 전자투표 시스템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업계 및 관계 기관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전자서명패드를 시범 적용한다. 전국 읍·면·동 투표소 3480여개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 현역 군인들을 위해 마련되는 임시 투표소에도 전자서명 패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중앙선관위는 전자서명 패드로 기존 종이 선거인명부를 대체한다. 통합 선거인명부를 활용해 본인 확인을 거치고 전자서명으로 투표자 확인 절차를 마무리한다. 통합 선거인명부는 중앙선관위가 투표구별로 작성하던 선거인명부를 하나의 선거인명부로 통합·전산화한 것이다.
전자서명 패드가 전국 단위 투표소에서 사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두 차례 치른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에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과 전자서명 패드를 적용했지만 4월 선거 79곳, 10월 선거 30곳 투표소에 불과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전국 투표소를 대상으로 전자서명 패드를 확대 적용한다”며 “문제가 없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국 단위 선거 전자서명 패드 사용은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처음 논의가 시작된 전자투표 제도는 정치적인 이슈와 보안 문제로 10년째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전자서명 패드를 계기로 다음 선거에서는 본 선거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투표 시스템 확대는 국내 디지털 인증 솔루션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 쓰이는 전자서명 패드 솔루션은 국내 디지털 입력업체 주식회사 더한이 공급한다. 전자기유도 방식으로 건전지가 필요 없는 무선 전자펜 입력 장치다. 터치 센서와 별도로 디지타이저 센서를 액정표시장치(LCD)에 부착해 일반 터치와 디지타이저의 입력 기능을 구현한다.
김세영 더한 대표는 “전자서명 패드 솔루션 총 1만3000대 분량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일정에 따라 추가 공급도 논의하고 있어 향후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