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고화소 카메라모듈 수요가 늘면서 렌즈·블루필터·연성회로기판(FPCB) 등 소재 시장 성장에 탄력이 붙고 있다. 카메라모듈용 소재 시장은 국내에서만 수조원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소재 업체들이 카메라모듈용 제품 국산화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어 관련 후방 산업은 양적·질적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모듈 시장이 고부가가치화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은 블루필터 제조업체다. 카메라모듈 화소 수가 늘어날수록 이미지센서 픽셀 크기는 작아지고, 빛 흡수량도 떨어진다. 이때 사진에는 파란 색감이 짙어지는 광학적 왜곡도 발생하기 쉽다. 사진에 파란 색감을 없애주고 전반적인 광학 특성을 높이는 소재가 바로 블루필터다.
블루필터는 기존 적외선차단(IR) 필터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2~3년 전만 해도 아사히글라스 등 해외 기업들이 독점 생산했다. 그러나 지금은 옵트론텍과 나노스가 국산화해 국내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한다.
옵트론텍은 독일 쇼트로부터 유리를 공급받아 블루필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아사히글라스보다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블루필터 시장에서 단번에 선두 업체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초 1% 수준에 불과했던 블루필터 매출 비중은 현재 50% 수준으로 늘었다.
나노스는 원판 유리부터 블루필터까지 모든 기술을 국산화한다는 목표다. 몇 년 전부터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유리 국산화를 추진해왔는데, 올 들어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1300만·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 시장을 타깃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엘엠에스도 블루필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엘엠에스는 일반 소다라임 유리에 코팅하는 방식으로 블루필터를 만들어 품질 특성을 높였고, 가격 경쟁력도 강화했다.
종전까지 블루필터는 유리 강도가 약해 0.3㎜ 이하로 가공하기 어려웠다. 엘엠에스는 박막 기술로 블루필터 두께를 0.11㎜까지 줄였다. 인산염계 흡수제를 유리에 넣는 기존 방식 대신 표면에 코팅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두께는 3배 이상 줄었지만, 강도는 종전 블루필터보다 3배 뛰어나다. 엘엠에스는 올 상반기 중 블루필터 생산능력을 확대해 200억원의 신규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LCD 프리즘시트를 제조하면서 확보한 기술력을 블루필터 개발에 활용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근 중국 카메라모듈 업체에 주로 공급하고 있다. 조만간 국내 스마트폰 업체에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화소 카메라모듈 수요 증가로 렌즈 업체들도 수혜를 보고 있다. 800만 화소 카메라모듈에는 3~4피스의 압축 렌즈가 쓰였다. 그러다 1300만 화소에는 5피스 렌즈가 적용됐고, 1600만 화소에는 6피스 렌즈가 채택됐다. 디지털옵틱·세코닉스·코렌 등 국내 렌즈 업체가 일본 업체를 밀어내고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최근 800만 화소용 렌즈를 국산화했고, 1300만·1600만 화소용 고부가 렌즈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