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북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사이타마현 소카시. 이곳에 위치한 세이리쓰공업 지사에 도착하자 잔뜩 흐린 하늘에서 보슬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3층짜리 건물 옆 벽면으로 나있는 계단을 이용해 옥상으로 올라가자 3.78kw급 태양광 발전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80㎝, 세로 160㎝ 규격 태양광 모듈 21장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다. 흐린 날씨에 발전량이 높지 않았지만 회사는 평소 전체 소비전력의 10%에 달하는 400㎾h를 태양광발전으로 얻고 있었다. 이는 일반 가정이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전력과 유사한 규모다.
회사는 지난 2012년 태양광발전을 시작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전력 사정이 좋지 않던 당시, 태양광발전을 결정했다. 태양광모듈, 인버터, 모니터링 시스템 등 모든 설비는 LS산전으로부터 공급받았다. 일찍이 일본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LS산전의 제품이 가격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스즈키 시로 세이리쓰공업 신에너지 담당은 “LS산전은 태양광모듈부터 인버터, 모니터링 시스템을 일괄공급하기 때문에 발전소 건설, 유지 관리가 편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S산전이 일본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9년. 태양광 모듈과 더불어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전반을 공급하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다. 2012년 태양광 사업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약 15%의 매출신장을 이뤄냈다. 태양광사업부 전체 매출에서 일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LS산전의 일본 시장 안착을 두고 태양전지 등 공급과잉이 심한 분야 사업은 피하고 발전소구축에 필요한 전력설비공급에 초점을 맞춘 전략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태양전지, 모듈 등 단순 제품 공급에 국한하지 않고 접속반-인버터-배전반-변압기-모니터링 시스템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일괄 공급하기 때문에 제품수급, 유지보수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지난해 40㎿규모 메가솔라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대규모 발전소건설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설비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유석 LS산전 태양광 엔지니어링팀 과장은 “회사의 태양광사업은 태양전지, 모듈공급에 초점은 맞추는 다른 기업과 콘셉트가 다르게 출발했다”며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이 안정적으로 전력계통에 연계할 수 있도록 토털 솔루션과 유지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