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11년부터 3년째 세계 특허출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에 총 52만건의 발명 특허를 출원해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하면서 세계 1위 출원량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82만건을 출원했다.
중국은 지식재산(IP) 전문인력 양성이나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IP정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중국 IP서비스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급증하는 특허출원 심사처리를 위해 7개 주요 도시에 심사협력센터를 설립했고, 그 밖의 주요 지역에서 특허의 창출·보호·활용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전문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2012·2013년에는 IP 시범도시, IP서비스업 밀집 시범도시, 특허정보 전파와 활용을 위한 거점지역 등을 지정해 주요 지역의 종합적인 IP 수준을 향상시키고 IP서비스 촉진과 산업의 융합 발전을 이끌고 있다.
최근 중국지식재산권국(SIPO)에 따르면 특허권 담보금액이 2011년 90억위안(한화 1조5000억원) 규모에서 2013년에서는 254억위안(4조5000억원) 규모로 3배가량 성장했다. IP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IP정책 지원을 거대한 시스템으로 구축·운용해 나가고자 하는 중국정부 노력의 결실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 같은 특유의 대륙 스케일 정책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 다녀온 중국출장에서는 온라인서비스, IP조사·분석 서비스, 기술이전 등 다양한 IP서비스가 확산되는 모습을 체감하기에는 일렀다. 중국 IP금융 서비스 발전에 밑바탕이 되는 평가방법도 신뢰할 만한 것은 아직 없다는 지적이었다. 다만 현지 여러 관계자는 중국의 IP서비스산업은 3년 내 모든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며, 현재 추진되는 많은 정책의 사례가 축적돼 신뢰할만한 데이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분명 중국에서의 IP 시장 형성과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15년 전 이미 온라인서비스, IP조사·분석을 시작으로 IP서비스산업이 형성됐다. 2000년대 중반을 전후로 기술이전, 기술평가, IP금융 서비스에 활발한 논의가 있었지만 지난해 말에야 비로소 국내 첫 IP권 담보대출 사례가 발표됐다는 점은 다소 씁쓸하다. 우리 IP서비스산업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IP서비스 수요자인 제조업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공급자는 시장규모, 업체 수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 거북이 걸음이다. 공급자와 수요자 간 눈높이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 ZTE가 이미 201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PCT 출원을 했고, 이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중국 글로벌기업도 상당수 생겨났다. 덧붙여 중국정부의 강력한 IP정책은 조만간 수요와 공급 전반에 걸쳐 수준 향상을 이루어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IP 창출과 활용의 주체가 되는 제조업과 제조업체의 IP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IP서비스산업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움직임이 시급해 보인다.
박은영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 윕스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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