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이 위축되면서 소재·부품 업계도 생존을 위해 신속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광학필름과 백라이트유닛(BLU) 부품 업계가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조기에 반전되지 않는 한 공급망관리(SCM)의 변화도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광학필름 업체들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벗어나 다른 응용 시장을 찾아 나섰으며, BLU 부품 업체들은 종전 TV 등 대형 제품 중심에서 중소형으로 사업 축을 옮겨가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과 함께 고속 성장한 국내 광학필름 업계는 사업 다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광학용 필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SKC는 올 들어 열 수축 필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말부터 중국 증설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올해 글로벌 제조사들에 신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열 수축 필름은 일정 온도 이상에서 수축이 일어나는 현상을 응용한 소재로, 페트병 라벨과 같은 포장용이나 산업용으로 주로 쓰인다. 태양광 시장이 호전된 것도 관련 필름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광학필름 전문업체들인 미래나노텍·상보 등은 자동차·윈도 필름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자체 유통망을 확대하고 대형 건물에 설치하기 위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LCD 편광판 생산 전략을 다시 짰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중국 수요가 커지는 만큼 현지 생산체계를 갖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재단 수준의 후공정 처리만 했지만 근래 편광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또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 성장과 함께 인듐주석산화물(ITO)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부품 업계도 신속하게 사업 영역을 재편하고 있다. 노트북PC용 BLU를 주력으로 해 오던 레이젠은 태블릿PC 시장으로 사업 중심을 옮길 예정이다. 이를 위한 라인 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희성전자도 대형 디스플레이 위주에서 중소형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소형 BLU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그보다 앞서 연내 소형 모듈과 다이렉트본딩 사업부터 착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방 협력사들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고 있으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아예 새로운 사업을 찾는 분위기”라며 “지난해 말부터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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