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가 우즈베키스탄이 추진하는 국가 스마트그리드 원격검침인프라(AMI)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초기 시장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KT·LG유플러스·대우인터내셔널 등은 국내외 전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의 ‘선진전기 검침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에는 이들 컨소시엄을 포함해 중국·싱가포르 등 총 열 개 컨소시엄이 뛰어들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올해 1차 사업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전력청 매칭 펀드 2억달러(2200억원)를 투입해 100만가구에 AMI를 구축한다. 2020년까지 국가 전체(450만가구)에 AMI를 구축하며 총 9000억원을 투자한다. 기술 테스트와 사업성 평가를 거쳐 다음 달 1차 사업자 한 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국가 전 가구에 세계적으로 AMI 구축을 완료한 것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유일하다. 국내를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등이 AMI 구축에 착수했고 미국과 유럽 등도 시범 사업으로 AMI를 구축 중이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권 획득 여부는 글로벌 AMI 시장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 그리드 사업은 국내와 달리 다양한 통신 방식을 허용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지그비(ZigBee)와 저속PLC(전력선 통신선)에 기반을 두고 GSM·GPRS 등 다양한 통신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고속PLC 위주 국내 사업에도 본보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AMI가 설치되면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 파악해 국가 전력의 수요·공급을 조절하고 수용가의 에너지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 사업은 유무선 통신을 이용해 데이터집합장치(DCU)를 거쳐 해당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가정용 계량기가 전자식계량기로 전면 교체되면서 실시간 사용량 검침은 물론이고 원격에서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 AMI 구축 사업은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경험이자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발판이 될 것”이라며 “국내업체가 다양한 통신환경에서 ICT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해 사업 선정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총 9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ADB, 월드뱅크, 이슬람뱅크 차관을 도입해 매칭 펀드로 진행한다. 2차 사업은 월드뱅크(1억8000만달러)와 전력청(6600만달러) 매칭 펀드로 2억5000만달러 규모로 진행된다. 3차는 ADB(1억4000만달러)와 전력청(6000만달러), 4차 이슬람뱅크(1억1000만달러)와 전력청(4000만달러) 매칭 펀드로 각각 조성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AMI 구축사업에 참여한 국내 업체>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