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가 뒷 이야기]제조업 홍보팀은 동네 북?

○…제조업 홍보팀은 ‘동네 북’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많은 분들은 홍보팀이 뭘 하는지 잘 모르실 겁니다. 매일 점심, 저녁 술 약속이 있는 것 같고, 기자들 만나서 내부 정보를 얘기하는 건 아닐까 의심도 되죠. 평소에 그렇게 기자들이랑 어울려 다니면서 민감한 기사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도대체 뭐 하는 조직인가 싶으시죠?

홍보팀의 역할은 큽니다. 제품에 대해 가장 돋보일 수 있도록,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가공된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건 물론이고, 민감한 내용이 기사화 되면 사실 전달도 하고 심지어는 기자에게 애걸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기사화된 내용이 바뀌기가 쉽나요. 사고가 나거나 회사에 악재가 있을 때 나서서 해명하고 욕을 먹는 것도 직접 관련된 당사자나 회사 사장이 아니라 홍보팀입니다. 열심히 하는데 회사 안에서 티는 안 나고 안팎에서 욕을 먹어야 하는 위치인 것이죠. 홍보팀 너무 탓하지 말고 기도 좀 살려주세요~

○…아침 7시,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에겐 공포의 시간

현대자동차가 문제를 일으킨 협력 업체들을 불러모으는 시간입니다. 불량을 내거나 납기를 못맞추는 등 말썽을 일으킨 협력 업체들은 현대차에 찾아가 그 배경을 설명해야 할 텐데요. 현대차는 ‘문제아(?)’들을 아침 7시에 죄다 불러 모아 브리핑을 하도록 한다는군요. 그런데 굳이 왜 아침 일찍일까요? 배경 설명을 듣겠다기 보다는 ‘군기’를 잡겠다는 뜻이겠지요? 아침 7시부터 설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걱정에 잠을 설치기 일쑤. 수퍼 갑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그 회사는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군기를 잡지 않아도 문제가 나타나면 가장 긴장하는 회사들이 바로 ‘을·병·정’인 부품회사들입니다. 군기 잡기에 앞서, 문제 해결을 위해 같이 노력하면 어떨까요.

○…A사 사장님, 초심으로 돌아가주세요.

중견 기업 A사 사장이 부도덕한 행동으로 주위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A사 사장은 부친이 갑작스럽게 작고한 후 회사를 물려받았죠. 초기에는 나름 성공적인 2세 경영자였습니다. 혁신을 시도하고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회사를 성장 궤도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성향도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해외에 자회사를 만들어 회사 돈을 착복한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비슷한 규모에서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사는 나름 상당한 흑자를 냈는데, A사는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죠. 인력 이탈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많은 숙련공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사장의 전횡을 참다 못해 정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하지요. 경영자가 초심을 지키며 회사를 지속 성장시키는게 그 만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아직 ‘퍼스트무버’ 준비 안돼

삼성전자 ‘갤럭시S5’를 놓고 말이 많습니다. ‘한 방이 없다’는 평부터 ‘향후 프리미엄 모델을 기다려보자’는 반응까지 다양합니다. 어느 쪽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이제는 시장을 선도하길 바라는 기대죠.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듯 합니다. 삼성전자와 자주 협력하는 외국계 반도체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경쟁사가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을 먼저 적용하는데 여전히 조심스러워 한다”면서 “지금까지 애플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가다가 이제는 앞장서 가야 하는데 아직은 익숙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삼성전자의 선전을 바라는 팬으로서는 안타까운 얘기인데요. 다음에 나올 프리미엄 모델에서는 퍼스트 무빙을 기대해도 되겠죠.

매주 금요일, ‘소재부품가 뒷이야기’를 통해 소재부품가 인사들의 현황부터 화제가 되는 사건의 배경까지 속속들이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