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강력한 창업·벤처 생태계 조성 의지 속에 올해 상반기 ‘벤처 기업 3만개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박근혜정부가 벤처·창업 활성화 기치를 내건 지 1년이 지나면서 벤처 인증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산업 성장으로 관련 스타트업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도 벤처기업 확대 주요인으로 꼽힌다.
9일 벤처기업협회 고위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 창업유도와 벤처지원이 효과를 보면서 ‘벤처 3만개 시대’가 앞당겨질 전망”이라며 “특히 모바일 분야 신생 벤처가 크게 늘어 올 상반기 벤처기업 수가 3만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 수는 2만9135개다. 지난해 3만개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942개 업체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는 정부가 스타트업 창업 붐에 걸맞은 벤처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기대감을 낳고 있다. ‘창업-성장-회수-재도전’으로 이어지는 벤처 생태계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는 접근이다. 올해부터 관련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기업협회는 소자본으로 창업이 쉬운 스마트기기와 연계한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이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도 벤처기업 증가의 큰 특징으로 꼽았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2042개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벤처기업은 지난 2001년 1만1392개로 1만개 시대를 열었다. 이후 수년간 1만개를 밑돌던 벤처 기업 수는 2006년 다시 1만 고지를 밟았다. 이어 2010년에 벤처기업 2만개를 돌파했고, 다시 4년 만인 올해 벤처 3만 시대를 앞두게 됐다. 상반기 벤처기업 3만개 돌파를 위해서는 이달부터 6월까지 매월 300개 정도의 신규 벤처기업 증가가 필요하다.
‘벤처 3만 시대’를 앞두고 벤처기업의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 성장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단순 생계형이 아닌 기회 창출형 벤처, 혁신적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전한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분위기는 조성됐다”며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벤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는 스타 CEO와 독창적 경쟁력을 확보한 벤처기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기업 수 추이 /자료: 중기청, 벤처기업협회>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