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미국 AES 에너지저장장치 공급업체로 낙점

LG화학이 미국 대형 발전회사에 이차전지를 공급한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양분되는 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시장 선두권 경쟁에서 한층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글로벌 발전사 AES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 이차전지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LG화학은 AES가 자체 실시한 안정성 효율성 검사에 최종 통과해 배터리 업체 처음으로 공급 자격을 얻었다. LG화학 이차전지와 함께 ESS 핵심 부품인 전력변환장치(PCS) 공급업체로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 파카 하니핀(Parker Hannifin)까지 선정돼 최상의 협력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다.

AES는 미국·중남미 등에 200㎿급 세계 최대 ESS 구축실적을 보유한 회사다. 지금까지 삼성SDI·A123 등과 건 단위로 이차전지를 구입한 바 있지만 정식 수급처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정적 배터리 수급채널 구축으로 세계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AES는 향후 주파수 조정(FR:Frequency Regulation)·신재생+ESS·산업용 분야 ESS 구축사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앞으로 판매하는 중대형 ESS 다수에 LG화학 이차전지를 사용할 예정이다. AES는 자체 개발한 ESS 전용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탑재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이번 공급으로 LG화학이 중대형 이차전지 선두권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화학은 중대형 시장에서 AESC(닛산·NEC 합작사)와 근소한 차이로 1·2위를 다투고 있다. AESC는 현재 닛산 전기차 ‘리프’ 등 일본 완성차 위주의 공급처를 확보했지만 ESS 등 다른 중대형 분야에서는 성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에 LG화학은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포드 ‘포커스EV’ 등 20개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공급처 수로는 세계 최다다. 여기에 LG화학은 배터리 공급 공급차원을 넘어 ESS 완제품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4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전력저장장치(ESS)용 설비의 제조·설치·매매 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LG화학이 ESS용 배터리 공급은 물론 향후 ESS 설치와 유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석탄·가스 등 발전사업에서 ESS시장까지 확대 중인 AES와 협력체계로 중대형 배터리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다수의 전기차에 이어 ESS 분야도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비건트 리서치는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총 49GW 규모의 ESS 신규 수요가 발생해 2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설치용량이 2GW인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3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