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년만에 돌아온 가을 윤달을 피해 봄에 결혼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혼수 가전과 인테리어 상품 등 신혼 세간이 ‘윤달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을 혼수 대목을 미리 당겨쓰는 셈이긴 하지만, 얼어붙은 내수 경기에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윤달 결혼식을 피하기 위해 봄철 결혼을 서두르는 예비 부부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은 봄과 가을에 집중되는데, 올 가을에는 10월 24일부터 11월 21일에 윤달이 끼어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2월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표 대형 혼수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5% 늘어났다. 특히 50인치 이상 대형 TV가 180%, 300만원대 대용량 냉장고가 100% 증가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 17㎏ 이상 대형 드럼 세탁기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가을 윤달 효과와 경제 회복 기운으로 결혼과 이사가 늘면서,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심으로 대형 혼수 가전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늘고 있다”고 말했다.
G마켓에서는 신혼 부부에 적합한 소형 주방과 대표 혼수 상품인 가구류가 호조를 보였다. 저용량 취사가 가능한 3인용 이하 미니밥솥은 전년 대비 21%, 과일주스를 간단히 갈아 마실 수 있는 1ℓ 미만 미니 믹서기는 66% 증가했다. 집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드는 에스프레소 전자동 머신은 2배로 늘었다.
가구와 침구 판매도 증가세다. 붙박이장과 매트리스는 각각 130%, 70% 증가했고 리클라이너 의자 판매는 157% 늘었다. 리클라이너는 일반 소파보다 공간 활용성이 높고 안락해 예비 부부 혼수품으로 환영받는다.
인테리어용 액자나 침실 분위기를 은은하게 해주는 인테리어 단스탠드 판매도 2배 이상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가을 윤달로 봄에 예비 부부들의 결혼이 몰리면서 전년 대비 혼수용품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소형 가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도 필수 혼수인 TV·세탁기 등 대형 가전과 침구류에 최근 젊은층에 인기 있는 커피머신 등이 두드러진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