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시장서 중국 추격 따돌리려면…결국 생산 기술 ‘혁신’에 달렸다

생산 공정의 표준화로 최근 세계 LCD 시장에서 선·후발 주자 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관세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능 자체가 획기적으로 다르거나 원가를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LCD 시장서 중국 추격 따돌리려면…결국 생산 기술 ‘혁신’에 달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LCD 패널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근래 차별화된 제품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픽셀 구조와 공정을 바꿔가고 있다.

우선 픽셀 구조를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패널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태블릿PC용 PLS(Plane to Line Switching) 패널에 펜타일(WRGB) 화소를 적용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에 G플러스(G+) 기술을 도입했다. 이들 기술의 공통점은 서브 픽셀에 투명한 부분을 넣어 흰색을 구현할 때 전력소모를 줄여주는 것이다. 흰색을 만들 때는 적녹청(RGB) 화소가 합쳐져야 하기 때문에 보통 가장 많은 전력이 소모되는데, 투명한 부분에 빛을 그대로 통과시켜 전력 소모를 감소시킨다. 두 기술의 차이점은 하위 화소(서브픽셀)의 배치 차이다. WRGB는 서브 픽셀이 2개, G플러스는 3개다.

공정 단계와 부품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도 도입됐다. LG디스플레이는 게이트 드라이브IC를 기판에 포함해 베젤을 축소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부품 비용도 줄였다. 이 회사는 베젤리스에 가까운 고급형 모델을 시작으로 적용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공정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광배향 기술과 디지털 노광 기술이 대표적이다. 광배향 기술은 PLS나 AH-IPS(고성능 In Plane Switching) 공정에서 LCD 액정을 주입하기 전에 기계적으로 액정의 길을 내는 방식을 UV 조사 방식으로 바꿔준다. 종전까지 기계적인 방식은 흠집을 발생시키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지만 광배향은 그럴 염려가 없다. 명암비를 20~30% 끌어올릴 수 있어 일본 기업도 관심이 많다.

정부는 LCD 공정 개선을 위해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에서 마스크를 없앨 수 있는 디지털 노광기 국책 과제를 진행 중이다. 마스크 시장은 세계적으로 5000억~6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디지털 노광기가 도입되면 이를 절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업계에서는 이제 표준화된 공정이 확산됐지만 여전히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은 많다”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공정 기술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