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IT협업 무기로 사우디 의료IT 수출 가시화

병원과 IT기업 간 적극적 협업으로 국내 첫 대규모 의료IT 수출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의료IT 유망 시장으로 떠오른 사우디아라비아에 국내 의료진이 직접 의료정보시스템 제안에 참여, 현지 관계자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진행된 의료정보시스템 시연회에 의료진 10여명을 포함해 26명을 파견, 제안설명을 진행했다. 당시 제안팀은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이 직접 이끌었다. SK텔레콤과 이지케어텍 의료IT 전문가도 참여했다.

1조원 규모로 확대될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사업을 놓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유수 의료IT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분당서울대병원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서너 등 다국적 의료IT 업체를 제치고 사업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서 의료정보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너 대신 분당서울대병원을 고려하고 있다. 서너는 특정지역의 의료정보화 파일럿 사업을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서너의 실패는 의료진 등 현업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실제로 의료진이 대거 참여한 분당서울대병원의 제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향후 분당서울대병원이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을 수주하면 상당기간은 황희 의료정보센터장이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보건 당국이 발주한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관련 네 개 사업에 모두 제안한 상태다. 발주된 사업은 병원정보시스템 고도화와 모바일 기반 디지털병원시스템 구축 등이다. 이 중 두 개 사업은 재무적 평가를 완료, 기술평가를 진행 중이다.

황희 의료정보센터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에 제안된 분당서울대병원 차세대시스템은 미국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로부터 최고 레벨인 7단계 인증을 받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