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지하수 우라늄 확산 원인 밝혀

우라늄이 지하수를 통해 확산되는 원인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이승엽 방사성폐기물처분연구부 선임연구원은 지하 미생물을 이용해 폐광 등에서 흘러나오는 우라늄이 지하수 내에서 일시적으로 감소하다 다시 증가하는 특이 현상이 미생물-우라늄-바이오 광물 간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11일 밝혔다.

원자력연, 지하수 우라늄 확산 원인 밝혀

연구진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연구를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구축한 지하처분연구시설(KURT)의 지하 암반수에 생존하는 박테리아 일종인 디설포비브리오(Desulfovibrio)를 이번 연구에 이용했다.

이 미생물이 우라늄의 화학종을 변환시킬 뿐만 아니라 지하수에 녹아 있는 황(S)과 철(Fe)을 이용해 전기가 잘 통하는 황화철(FeS) 광물을 다량 만들어내면서 전자 흐름에 민감한 우라늄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일반 지하수에서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불용성 ‘4가 우라늄’이 아주 작은 크기인 나노-콜로이드 형태로 존재해 이동한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미생물이 땅속에서 만드는 바이오광물인 황화철은 6가 우라늄을 정전기적으로 끌어당겨 4가 우라늄으로 바꾸고 황화철 표면에 4가 우라늄을 흡착시켜 지하수의 우라늄 농도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킨다. 하지만 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전자(e-)를 전기전도성 황화철이 수용하면서 4가 우라늄이 아주 작은 크기인 나노-콜로이드 형태로 분리돼 지하수에 녹으면서 우라늄 농도를 다시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승엽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지표수와 다르게 관측이 어려운 지표면 아래 지하수를 따라 우라늄이 급속히 확산되는 문제를 찾고, 땅속 우라늄의 이동이 지하 미생물의 광물 생성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 밝힌 것”이라며 “방사능 오염 및 확산 방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