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FTA 체결로 우리 자동차 산업은 가장 큰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관세 철폐를 계기로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부품·타이어 기업의 캐나다 수출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캐나다에 자동차를 수출할 때 적용된 관세율은 6.1%다. 이번 FTA 체결로 발효 후 24개월만에 관세는 완전 철폐된다. 한·미 FTA와 비교해 캐나다 자동차 관세율이 미국보다 높고, 관세 철폐까지 기간이 짧아 더 큰 효과가 기대된다. 미국과는 2.5% 관세를 유지하다 협정 발효 5년(2016년)부터 일괄 철폐된다.
지난해 캐나다로 수출한 자동차는 약 22억3000만달러 규모로, 이는 캐나다 대상 총 수출의 42.8%에 달하는 수치다. 캐나다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호주에 이어 우리나라가 다섯 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판매하는 시장이다. 수출물량은 13만3000대로 미국(75만7000대), 사우디아라비아(19만6000대), 러시아(14만3000대), 호주(13만6000대)에 이어 다섯 번째다.
작년 캐나다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미국(44.5%), 일본(33.6%)에 이어 우리나라(12.0%)가 3위를 차지했다. 정부는 FTA 체결로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미국, 멕시코 업체와 동등한 경쟁 여건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타이어 기업의 캐나다 완성차 업체로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자동차 부품 관세(종전 관세율 6%)는 즉시 혹은 3년 내 철폐된다. 관세율 7%인 타이어도 5년 내 관세가 없어진다.
이밖에 양국은 상대국 원산지 차량이 자국 안전기준에 반영된 국제기준이나 미국기준을 충족하면 각각 자국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내국세, 배출가스 기준은 FTA 체결국을 포함한 제3국에 부여한 최혜국 대우를 상호 부여한다. 자동차(부품 제외) 관련 분쟁은 일반 분쟁해결절차로 해결하며, 절차 진행을 보다 빠르게 수행할 방침이다.
현재 캐나다는 일본과 FTA 협상을 진행 중이고 유럽연합(EU)과는 작년 협상을 잠정 타결했으나 추가 협상 문제로 발효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FTA 발효를 서두른다면 적어도 수년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자동차 업계는 일제히 FTA 체결을 환영했다. 국내 완성차와 부품 기업의 캐나다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캐나다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미국, 일본 기업 제품이 우리나라로 수입될 수 있지만, 현지에서 제조되는 자동차는 주로 미국 수출용인만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태년 자동차산업협회 통상협력팀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완성차 수출시 6.1%의 관세를 물어 캐나다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미국,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힘들었다”며 “이제는 동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AS용 자동차 부품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6%인 부품 관세가 없어지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돼 캐나다 현지 완성차 업체의 국산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