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도시바와 합작한 광저장장치(ODD) 회사 TSST 매각

삼성전자가 도시바와 합작한 광저장장치(ODD) 회사 TSST를 옵티스에 매각한다.

옵티스는 진대제 펀드로 유명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가 사실상 대주주인 회사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는 본지가 TSST 매각을 보도했을 당시 자사 블로그로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이번에 TSST 매각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는 1년여 만에 공식 입장을 뒤집었다. 당시 TSST 매각 기사가 나가면서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동요를 의식해 매각 작업을 잠정 보류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TSST 매각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얼마 전 전자부품 업체 옵티스에 TSST 지분 49%를 매각키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측은 실사를 거쳐 열흘 안에 본 계약을 맺기로 했다.

TSST는 도시바와 삼성전자가 광저장장치(ODD)사업을 위해 지난 2001년 합작으로 만든 회사다. 설립 10여년 만에 양사 합작 관계와 ODD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TSST 인수 시점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와 옵티스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옵티스는 TSST를 인수한 후 카메라모듈·터치스크린패널(TSP) 등 스마트폰 부품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TSP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벌이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됐다. 카메라모듈 사업은 여전히 유효하다. 옵티스가 카메라모듈 사업에 진출하면 기존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이어 ODD사업까지 정리하고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집중하기로 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옵티스를 통해 TSST를 인수한 뒤 스마트폰뿐 아니라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육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레이크는 옵티스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스가 일본 산쿄로부터 AF 액추에이터 사업부를 인수하는데도 스카이레이크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이주영 옵티스 사장은 삼성전기 출신으로 스카이레이크 대표인 진대제 사장과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ODD사업에는 여러 분야의 광학기술과 모듈 제조기술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여기서 축적한 기술력으로 카메라모듈·TSP 등 광학부품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