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과 벤처 생태계 조성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털도 산업별 전문 노하우를 확보해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양질의 투자로 좋은 연결고리를 만들겠습니다.”
이의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신임 상근 부회장(56)은 벤처캐피털이 우수 기술기업을 발굴해 좋은 투자를 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투자의 질(콘텐츠)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벤처캐피털은 기업 성장에 혈액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이제는 벤처캐피털이 공동 기술개발 연계, 인력 채용, 시장판로 개척까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여러 부문을 적극 발굴·지원해 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양질의 투자를 위한 전문인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동안 업계 전문인력이 대부분 금융 기반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깊이 있는 기술 분석과 투자를 위해 이공계는 물론이고 바이오, 콘텐츠 등 각계 전문가들이 심사역으로 참여해 투자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올해 전문 심사역 양성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개별 회원사가 하기 힘든 교육, 홍보, 적시의 산업분석 정보제공 등 업계 공통지원 기능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해외 투자자금 유치는 물론이고 해외 투자기회 확보까지 노려보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벤처캐피털은 독립된 산업으로, 자체 위상 강화 역시 필요하다”며 “기업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벤처캐피털이 안전한 곳에만 투자한다거나, 단기 이익에만 치중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제공과 대외 인식 개선작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투자와 회수기간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 수가 줄면서 엑시트 창구가 부족해졌고 대안으로 마련된 코넥스 역시 아직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코스닥을 유가증권시장과 분리하는 것을 넘어 당초 설립 취지인 ‘기술기업 중심 주식시장’으로 회복시키는 작업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여러 기업들이 혜택을 입고 벤처 생태계가 건강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투자자금 회수시스템 활성화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공업진흥청을 시작으로 중소기업청 정책국장,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장 등을 거친 국내 중소기업 분야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달 중순 협회로 부임해 한 달여를 맞고 있다.
그는 “창조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벤처캐피털 역할을 고민한다”며 “벤처캐피털의 선진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맡은 역할을 차근차근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