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자 86세. 회장 80세. 평균연령 60세 후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 중인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지원사업(ReSEAT)’ 연구실에 들어서자 머리가 희끗한 70~80대 연구원들이 열심히 외국 논문을 보고 있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의 최신 논문 정보를 분석·요약한 뒤 자신의 평을 덧붙이는 모니터링 작업이 한창이었다.
ReSEAT은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국내외 과학기술정보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13년째 운영 중이다. 올해 240명의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이 ReSEAT프로그램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공공연구기관, 중소기업, 대기업 등에서 약 1만6000여명이 ReSEAT프로그램 모니터링 정보를 받아보고 있다.
과학기술인들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 지원도 제공한다. ReSEAT연구원들은 다양한 전문가가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 문제 해결에 적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충희 ReSEAT 발전협의회장은 “ReSEAT 연구원들은 출연연 연구원부터 공장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돼있어 문제가 있는 중소기업에 가면 문제점을 빨리 알아차리고 대안을 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연구 개발 지원 성과도 알차다. 홍종준 연구위원은 두인테크와 공동개발로 폐수의 에너지 전환 반응 시스템을 개발해 중국과 미국에 수출했다. 김해곤 연구위원은 세일방적 해외이전을 위한 베트남 직접 투자 자문과 공장이전 방안을 제시했다. 이복춘 연구위원은 하수처리 예산절감 방안으로 환경부에 ‘환경오니모델’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ReSEAT 연구원들은 강연, 과학관 큐레이터 등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
나이 제한 없이 일할 수 있지만 능력이 없으면 근무할 수 없다. 연말 중소기업 자문, 국내외 저널에 게재된 보고서 등을 통해 실적평가가 이뤄진다. 정원의 10%가량은 ReSEAT을 떠나야 한다. 나간 인원만큼 새 연구원들을 뽑는다. 올해 초 18명이 들어왔다.
이충희 회장은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은 살아있는 과학 기술의 원천이기 때문에 전문지식을 계속 활용해 과학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